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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조동사 문법 범주에 대한 연구들은, 용어 자체의 정의 문제(조동사auxiliaires, 반조동사sémi-auxiliaires, 준조동사quasi-auxiliaires, 우언법 구문constructions périphrastiques)에서 비롯된 조동사들의 상이한 정의와 분석들을 낳고 있으며, 특히 조동사의 하위 범주들에 대해서 일괄성이 결여되어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문법서들은 학습 문법의 전통을 따라 être/avoir 만을 시제 조동사로 인정하는 협소한 태도를 오랫동안 고수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동사들이 조동사의 통사․의미적 특성을 지님에도 불구하고 조동사의 문법 범주에서 제외되어 왔다. 한 동사가 고유의 어휘적 의미를-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상실하고,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문법적 표지로 쓰이는 현상을 조동사화(동사의 문법화)라고 정의할 때, 프랑스어 조동사 문법 범주는 보다 총괄적인 정의와 확장된 분류가 필요하겠다. 조동사화가 된-혹은 되고 있는-동사들이 갖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 될 수 있다. [조동사auxiliaire+주동사auxilié] 형태의 통사적 통합체를 이루며, 이 두 동사들은 형태적 특수성(조동사 être/avoir는 과거 분사 형태의 주동사를, 다른 준/반 조동사들은 동사 원형 형태의 주동사를 요구)과 의미적 의존성(의미역은 주동사가 담당하고 조동사는 문법적 기능만을 수행)을 갖게 된다. 프랑스어 조동사들은 그들이 갖는 기능에 따라 시제temps, 상aspect, 양태modalité, 혹은 태voix등의 문법 범주로 하위분류 될 수 있다. 즉, 대표적 복합시제 조동사 être/avoir 외에 상 조동사 aller/venir, 양태 조동사 vouloir/ devoir/pouvoir, 태 조동사 faire/laisser, 등의 다른 (준/반) 조동사들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동사 원형 형태의 주동사와 결합하여 형태․의미적으로 하나의 결합체를 이루며 사용되는 우언법 구문(혹은 동의어군)들이 프랑스어 조동사 문법 범주에 속할 수 있는데, 이 구문들은 어휘적 의미의 약화와 더불어 시제·상·양태·태 등의 새로운 문법 기능을 획득해 가는 조동사화의 특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분화되는 프랑스어 조동사들은 문법화 과정 속에 있기 때문에 조동사 문법 범주의 목록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