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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기존에 만들어진 영화, 뉴스, 광고 등의 모든 영상 이미지들에서 작가가 원하는 이미지들을 선택해서 새로운 구성과 편집으로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어내는 영화의 한 장르이다. 파운드 푸티지 영화에서는 과거의 영상물을 작가 자신의 관점에서 다른 화면들과의 병치와 겹침을 사용하기도 하고, 기존의 영상들을 비틀거나 색을 가감하여 얻은 왜곡된 이미지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직접적인 촬영을 통하지 않고서도 자신의 창작 의지를 살린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은 작가의 창의력의 발현이 카메나라 캠코더가 아닌편집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하는 영상이미지를 카메라에 담아내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본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자본주의적인 영화산업과도 대치된다. 본 연구에서는 프랑스의 파운드 푸티지 영화를 연구하였다. 프랑스는 뤼미에르 영사기가 발견된 이래 100여년이 넘는 영화아카이브를 축적하고 있고, 이를보관하고 있는 파리의 시네마테크에는 초창기 영화부터 현재의 영화까지 많은영화필름들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기때문에 파운드 푸티지 영화들이 제작되는데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프랑스의주요 파운드푸티지 영화가들로는 기 드보르(Guy Debord), 피에르 위그(Pierre Huygue), 장-뤽 고다르(Jean-Luc Godard)를 들 수 있다. 이들의 파운드 푸티지는 그 세련된 테크닉과 더불어 영화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 영상 정치에 대한 비판 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영화사적으로 의의가 깊다.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사회(Société du spectacle)>(1973)은 그의 저서『스펙타클의 사회(Société du spectacle)』(1967)의 내용들을 영화화 한 것으로,과거의 영화나 쇼핑광고 영상들을 재활용하여 영상이미지들이 제작되고 소비되는데 있어서 자본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비판하고 있다. 피에르 위그(Pierre Huygue)는 그의 파운드 푸티지 비디오 작품들을 통해 거대영화사와 유명한 감독들의 영화들을 성찰해보게끔 유도하고 있다. <리메이크(Remake)>(1994)에서 는 히치콕의 <이창(Rear window)>(1954)을 현대적 시선에 맞춰 새로운 관점에서 보여주고 있고, <백설공주 루시(Blanche Neige Lucie)>(1997)에서는 디즈니사의 <백설공주>의 프랑스어 버전을 맡았던 루시를 소개하면서 백설공주 루시의목소리에 젖어나오는 슬픔을 통해 디즈니사에 귀속되어버린 루시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제3의 기억(La troisième mémoir)>(1999)에서는 실제 은행강도 사건을영화화한 <개같은 날의 오후(Dog day afternoon)>(1976)의 몇몇 장면을 보여주면서 현재시점으로 은행강도의 실제 주인공 존 와토비치(John Wojtowicz)를 불러와 실제를 영화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실제에 재현해보도록 함으로써 실제와 재현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었다. 장 뤽 고다르(Jean-Luc Godrad)의 <영화사(L'Histoire(s) du cinéma)>(1998)는 영화의 역사가 잘못 정초되고 있음을 비판하는 4부작의 긴 영화서사시로서, 고다르의 영화사에 대한 총정리가 담겨 있다. 여기에서 고다르는 영화사는 책으로 쓰여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영화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영화사에서 거대 영화 기업들이 만들어낸 스타시스템의 모순을 지적하고, 아픈 유럽의 역사를 상업적 흥행을 목적으로 관음증에 가까운 시선으로 상영하는 것을 비판한다. 이렇듯 프랑스에서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영화의 역사와 함께 발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1년 시네마 피쳐링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파운드 푸티지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프랑스 작가로는 피에르 위그가 초대되었고, 그외 영미작가들과 유럽 작가들이 초대되었다. 특이한 점은 한국의 임민욱 작가의 타르코프스키의 장면 <희생>을 점프컷으로 푸티지하였으며, 노재운은 누아르 영화들을 푸티지 하여 한국사회의 다양한 시사를 풍자화한 49개의 작품‘God4Saken’이 소개되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파운드 푸티지는 이제서야 주목받고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0여년이 넘는 동안의 영화아카이브가 조성되고 있고, 파운드 푸티지 영화만으로도 50여년이 넘는 역사를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파운드 푸티지 장르를 한국사회에 소개하는 것은 매우 의의가 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