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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이 한국미술사를 자의적으로 論斷하는 상황은 해방 이후에도 단시간에 변화되지 않았다. 그것은 고유섭을 제외하면 한국미술사 연구자가 전무했으며, 식민지배 강화를 위해 왜곡된 미의식과 미술사방법론이 이 땅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황수영은 스승 고유섭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는 과정을 통해 독학으로 한국미술사의 방법론을 개척했다. 이러한 사실은 비단 황수영 뿐만 아니라 1세대 미술사학자로 대변되는 대다수 선학들의 공통점이다. 1960년 황수영 이외 몇 명의 주도로 설립된 고고미술동인회는 최초의 고고학, 미술사 저널을 발행하면서 해방 후 한국인에 의한 독자적인 미술사학연구 체제를 구축했다. 황수영의 연구 범위는 조각과 탑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범종, 사경, 불화로 까지 외연을 확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황수영의 전공은 조각사니 공예사니 하는 일부 학문에 국한되지 않고 불교미술사학자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다. 그의 왕성한 학문적 열정은 불교미술의 제 분야 섭렵을 통해 스스로 규정짓지는 않았으나 나름의 미학에 기반 한 미술사 연구를 진행해 나갔다. 특히 양식론에 입각한 미술사연구방법과 제반 학문분야의 연구성과를 미술사연구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로 까지 이어지면서 한국미술사 연구의 토대를 놓았다는데 각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