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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대 한문학 작가들의 소양과 능력에 미칠 수 없는 현대 연구자에게 한문산문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야였다. 篇法, 章法, 句法 등 산문을 분석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으나 정작 실제 작품의 분석에는 미적 특질을 발견할 수 있는 감식안의 한계가 존재한다. 李玄煥의 瀛洲唱和錄序 세편은 改作 양상은 한문산문 창작의 실제 양상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동일한 대상을 세편으로 기술한 개작 양상은 대상을 접하고서 작가가 지녔던 意境의 차이에 원인이 있다. A본과 B본은 한 계열의 글이고 C본은 별개의 의경을 보여준다. A본과 B본은 실망의 所懷가 주를 이루며 구체적인 句法과 措字에 있어 유사하지만, 그 실망의 정도에 따라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의미는 사뭇 다르다. C본은 瀛洲唱和錄에 대한 실망보다는 作詩와 초월적 존재의 도움에 의경이 놓임으로써 전혀 다른 글로 變改되었다. 改作한 세편의 글을 통해 한 편의 작품만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篇法의 다양한 양상을 살폈으며, 유사한 句法이 의경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시하는 변화를 확인하였다. 차후 개작이 이루어진 자료들을 보완하면 한문산문의 실제 창작 양상과 그에 대한 감상의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Lee Hyeon-hwan's adaptations from Yeongju-Changhwarok-seo(Poetic dialogues' collection in Yeong-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