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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780년 8월 5일 연암 박지원이 古北口를 지난 소회를 기술한 산문 야출고북구기의 예술성을 고찰한 논문이다. 이를 위해 먼저 당시 연암의 행적을 추적하여 야출고북구기가 들어있는 漠北行程錄의 체재를 재구하였다. 이를 통해 야출고북구기가 작가의 어떤 맥락 속에서 지어졌는가를 확인하였다. 두 번째로 작품의 무대인 고북구의 역사지리적 환경을 고찰하였다. 이는 문학과 공간의 긴밀한 관련성을 주목했기 때문이다. 고북구는 만리장성의 한 지점으로, 상고시기부터 漢族이 북방 유목 민족의 침입을 방비하기 위해 세운 성곽이다. 고북구는 평화 시기에는 내몽골과 북경 을 잇는 정치외교의 통로로 활용되었지만, 갈등의 시기에는 수많은 무력 충돌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境界와 戰場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이를 산문으로 지어냈다. 야출고북구기는 그중 예술미가 뛰어난 서정 산문이다. 4장에서는 작품의 외연에 대한 논의를 기반으로 작품의 구조와 미감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주요 미적 근거 두 가지를 밝혀냈다. 하나는 평면에 고도의 입체성을 드러내는 탁월한 묘사인데, 이는 순간 깨어난 기억들을 생포하여 형상을 부여하는 능력에서 기인한다. 다른 하나는 평담 무미하게 시작하여 한껏 고조시켰다가 여운을 남기며 끝맺는 유려한 結構法이다. 논의 도중, 작품에서 박지원의 排淸 세계관을 읽어난 몇몇 선행 논의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하였는데, 이 부분에는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1780년 8월 5일에 북경을 떠나 8월 9일 熱河에 이르는 박지원 일행의 여행 경로를 답사하고 재구하는 일은 앞으로의 과제이다.


Rediscussion of the Aesthetics of Prose Writing in the Record of Outside Gobeikou at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