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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문헌에는 요(謠)라고 불리는 독특한 장르의 언표가 간혹 수록되어 나타난다. 이것은 시국의 변동과 관련하여 민중이나 지식인들 사이에서 생성된 신비적인 언어이거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위조된 노래로서, 권력자에 대한 원한, 혹은 정치사회에 대한 불만 등을 교묘하게 담아낸 문학양식이다. 한국문학사에서는 이렇게 민중이 자발적으로 부른 정치적인 풍자 민요나 예언적 민요, 그리고 그러한 형태를 빗대어 정치적 집단이 제작해 낸 민요를 참요(讖謠)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일반적인 용어법을 따라 그러한 민요를 참요라고 부르기로 한다. 본고는 한국 한문문헌에 나타난 참요에 대하여 개관하고, 그 역사적 위상과 특성에 대하여 논하였다. 한국한문문헌은 참요를 적극적으로 채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한문문헌의 기술 태도로 보아 참요는 민중적 대항 언론으로서 어느 시대에나 상당히 많이 나왔으리라 짐작되며, 또한 그 형식에 의제(擬製)한 정치적 선동가요도 역시 많이 나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전하는 자료만을 가지고 논하자면, 한국의 참요는 중국과는 달리 형혹설(熒惑說)과의 관련이 깊지 않다. 우연히 채록되지 않은 것은 지, 그것이 한국의 사상성과 관련이 있는지는 앞으로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존하는 참요만을 두고 보면, 한국의 참요는 반역(反逆)의 사실과 관련된 것, 군주의 황음(荒淫)이나 궁중의 불안을 반영한 것과 함께, 정쟁(政爭)에 관련한 것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영, 정조 연간에 이르면 일부 인사들이 자기 당파의 이해를 반영한 참요를 적극적으로 언급하였다. 참요 자체는 고도한 예술성을 지니는 것이 아니지만, 민중적인 소박한 언어예술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참요는 지식층의 고급 문학에 환기되면서, 민중적 사유나 언어예술이 지식층의 문학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 그 언어예술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은 별고로 미룬다.


The Prophetic Songs in Sino-Korean Literature in KoreaWith Special Regard to the Confrontational Popular Discourse and the Political Forg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