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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금강산 유람 체험을 다루고 있는 기행가사인 <동유가>를 대상으로 작자와 창작 배경, 서술방식, 그리고 작가의식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동유가>는 옥국재 이운영의 진외현손인 홍정유에 의해 1862년경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다시 조사한 결과 작자를 홍정유로 확정해도 무방하다. 홍정유는 병자호란 때 순절한 홍익한의 봉사손이고, 지방관으로 있으면서 치적을 남겨 조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박규수ㆍ김윤식과 인척 관계에 있던 경화사족이었다. 홍정유가 가사를 창작하게 된 데에는 어릴 적 옥국재 가사를 익히도록 한 할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동유가>는 일기 형식을 통해 금강산을 오가는 여정과 견문에 대한 서술을 대폭 확대하였다. 유산 체험은 경물과 경물 사이의 시간이나 여정의 단절을 최소화하여 작자가 둘러본 모든 곳을 다소 빠른 호흡으로 제시하다가 인상적인 경물을 만나면 호흡을 늦추면서 그 모습이나 느낌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서술되고 있다. 또 경물의 제시에 있어서는 감흥이나 주관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대체로 경물과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것의 묘사와 설명에 치중하고 있다. <동유가>에는 유교 이념이 탈색되어 있는데 이는 유자가 갖춰야 할 덕과 기상의 배양보다는 금강산에 대한 탐승 욕구와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이 여행의 동기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욕망과 호기심으로 인해 작자는 산수유기를 염두에 두고 일기 형식 속에 자기의 여행 체험을 모두 기술하려 하였는데 산수유기가 아닌 가사를 선택한 것은 다채로운 경험을 자유롭게 서술하고, 또 집안의 부녀자들이 읽도록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작자가 이념적 환기를 거부하고, 경물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것을 묘사ㆍ설명하려 한 것은 김창협과 그 문하에서 비롯된 사경적 사실주의 산수관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또 눈에 비친 모든 대상을 치밀하게 관찰하여 제시하려는 서술 태도는 주자학적 의리ㆍ명분론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회 현실을 직시하거나 모든 사물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그 본원과 이치를 궁구하고 해석하는 방향으로 학문적 관심의 폭을 확대했던 경화사족의 학문적 분위기와도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This paper aims at investigating the narrative methods and writer's consciousness of Dongyuga, the Travel Gasa of Mt. Geumgang. This work was written by Hong, Jeong-yu in the mid 19th century of the Joseon Dynasty. Hong, Jeong-yu is the descendant of Lee, Un-yeong who wrote the six pieces of Gasa in the 18th century. The writer narrates all the experiences of the travel by taking the diary form. He presents the most of natural features at a little fast speed. But when he encounters the very impressive sceneries, he represents them concretely at low speed. Mostly the natural features are described objectively. In this work the new literary view on the nature attaching importance to objective description is reflected. And this work was written in the inclination of knowledge concerned about social problems and the reasons of all things. I anticipate that this study can contribute to ascertain the natures of Dongyuga and the aspects of Travel Gasa written in the 19th century of Joseon Dyna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