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열기/닫기 버튼

우리 나라의 옛 조상들이 이룩해 놓은 정신적인 문헌 유산을 수집 정리하는 일은 단순히 학자들이 이를 이용 연구하고 제공하는 틀예서 벗어나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과업이다. 이러한 과업을 위해 종합적인 고서 서목의 편찬은 필수적으로 대두되는 작업이고, 한편 국내외에 소장된 우리 나라 고서와 고서목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일찍이 중국에서는 한국 내에 소장된 중국의 善本ㆍ逸書와 중국 관련 서적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에서 출간되었거나 한국인이 저술한 서적까지도 적극적으로 수집했다. 중국 조정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도 있었고, 사신 왕래ㆍ국경 무역ㆍ상인 중개 등의 공사 교역을 통해서 상당수의 한국 서적이 중국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전래된 한국 서적을 분석해 보면 四部에 두루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중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한국 역사ㆍ전기ㆍ의학류와 문집류가 주축을 이룬다. 이는 각종 문헌에 적힌 기록이나 현재 중국(대만 지역 포함)의 각 도서관에 소장된 한국 고서적을 근거로 추정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 학자들이 한국 고서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높은 반면에 체계적으로 정리한 한국 古書目은 매우 적고, 이나마 있는 것은 거의가 근자 각 도서관에서 편찬한 것들 뿐이다. 청 이전 藏書目ㆍ藏書記나 각종 문헌에는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서나 관심 분야의 서적만 단순히 열거해 놓을 뿐이다. 이는 공공기관이나 개인 소장처에서 한국 서적이 한 곳에 대량으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접촉 기회가 적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부 연구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