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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민족문학사연구소 한문분과에서 역주하여 곧 출간될 예정인 강준흠(姜浚欽)의 삼명시화(三溟詩話)에 반영된 18세기 한시사의 여러 국면들을 탐구한 것이다.강준흠은 남인(南人) 중에서도 공서파(攻西派)에 속하며, 정조 연간에서 19세기 전반기까지 활동했던 인물로, 여러 저작을 남겼으나, 최근까지도 본격적인 연구가 된 적이 거의 없는데, 이 글에서 그의 생애와 저작에 대해 정리하였다. 본론에서는 삼명시화에 실린 시인들을 크게 남인계노론계중서층(中庶層)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남인계 시인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계보를 고찰하고, 강박(姜樸)과 이중환(李重煥)이 ‘웅건(雄健)’을 대신해서 표거(標擧)한 ‘청광(淸曠)’의 함의를 구체적인 작품 분석을 통해 논하고, 남인계 시인들이 즐겨 지은 기속시(紀俗詩)에 대해 살펴보았다. 노론계 시인들에 대해서는 주로 김창흡(金昌翕)-이병연(李秉淵)-김이곤(金履坤)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중심으로 논하였다. 중서층 시인들에 대해서는 18세기 전반기의 이봉환(李鳳煥)을 중심으로 한 시인들과 후반기의 이덕무(李德懋)를 중심으로 한 시인들로 나누어 고찰하였다.총괄하면, 이규상(李奎象)의 병세재언록(幷世才彦錄) 문원록(文苑錄)이 주로 노론계 시인들을 중심으로 동시대의 시인들을 정리했다면, 삼명시화는 남인들을 중심으로 동시대 시인과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어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