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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이문열의 ≪변경≫을 ‘양가성’의 개념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변경이라는 단어 속에는 동서 양진영의 경계에 놓여 있는 한 국가의 운명뿐만 아니라, 상층부와 하층부의 의식을 동시에 갖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양가적 속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고는 ≪변경≫에서 권력을 향한 양가성에 함몰되었다가 벗어나는 과정으로 보고, 이를 영희명훈옥경, 그리고 인철을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명훈은 폭력, 그리고 영희는 경제력이라는 수단을 통해 양가적인 방식으로 권력을 추구한다. 이렇게 명훈과 영희가 양가성에 몰입되어 있는 한 그 뒤에는 필연적으로 지배자도 피지배자도 될 수 없는 정체성 혼란의 문제가 발생한다. 옥경은 명훈과 영희와 달리 양가성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양가성의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옥경은 명훈과 영희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선명한 정체성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옥경의 계급정체성은 지배이데올로기를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전망을 확보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고는 인철이 말하고 있는 주변부 문학을 이러한 양가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양가성이 극복되는 과정’을 ≪변경≫의 인철의 주변부 문학을 통해서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The Study of Bivalence in Lee Moon Yeol ≪Front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