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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여인의 비유는 문학에서 흔한 것이고 통속적인 비유이기도 하다. 한국 작가중에서 꽃에 대한 다양한 비유를 사용한 이효석과 프랑스에서 식물과 꽃에 대한 묘사가 가장 탁월하다고 여겨지는 작가들 중 마르셀 프루스트를 택한 것은 꽃과 여인에 대한 비유를 많이 사용했다는 이유외에도 그들이 20세기 초반에 글쓰기를 하였다는 시대적인 배경도 참작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효석의 단편들과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대상으로 꽃과 여인에 관한 비유를 도출해 보고 그것을 비교하고자 한다.두 작가를 비교해 본 결과 꽃이 여인에게 비유되는 직유의 사용은 이효석에게 많이 나타났으며 은유적인 사용은 프루스트에게서 두드러졌다. 꽃과 여인의 비유를 은유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도 이효석은 작품속에서 그 은유에 대해 지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확장된 직유의 성격에 가까운 경우도 있었다. <메밀꽃 필 무렵>의 나귀처럼 동물에 대한 뛰어난 은유가 있지만 이 논문에서는 식물에 국한하였음으로 이효석의 동물 비유는 다루지 않았다. 프루스트는 꽃과 여인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다른 은유적 상징을 통해 그 해석의 단서를 찾을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이 동양적 글쓰기와 서양적 글쓰기의 차이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프루스트의 작품은 장편이고 이효석의 작품은 주로 단편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과 서양의 오랜 수사학적 전통에 따라 이미지를 통한 몽상으로 이끄는 데 더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나온 프루스트의 글쓰기, 그리고 그가 은유에 대한 축적된 연구 기반에서 은유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본고에서는 이효석과 프루스트가 사용한 꽃에 대한 직유와 은유를 비교하고 그 사용의 효과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그러나 직유와 은유에 대한 개념을 설정하는 기준에 따라 그 경계는 모호해진다. 이효석도 꽃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분위기와 전체적인 흐름에 부합한 탁월한 은유를 사용하였으나 프루스트처럼 심층적인 몽상에 이르지 못한 것은 프루스트가 3000페이지에 달하는 긴 작품속에서 비유를 사용한데 반해, 이효석은 짧은 단편속에서 비유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고 이효석이 꽃의 단순한 특징과 인물을 비유하면서 객관적 묘사에 치중하는 직유를 사용한 반면 프루스트의 경우는 꽃의 이미지에 대한 몽상을 통해 심층적인 의미까지 표현하고 있으며 꽃에 대한 묘사 자체가 상당히 길고 세밀하여 주관성이 많이 가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주관성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창의적인 은유라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난해하고 보편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작가가 은밀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꽃의 상징속에 숨어 있으므로 세밀한 독서가 요구된다. 아직 미흡하지만, 꽃에 대한 직유와 은유를 고찰하는 이 작업이 앞으로의 연구의 단초가 되어 작가들의 글쓰기와 독자들의 해석과정에서 직유와 은유의 활용과 해석에 대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A study on the relation the flower with the woman - the simile and the metaphor on the flow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