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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부여회고시(扶餘懷古詩)’는 제대로 검토된 바 없다. 최근 255편이 역주됨으로써, 부여회고시에 대한 해석 지평이 열렸다. 이 논문은 ‘고적명(古跡名)+회고(懷古)’의 시제(詩題)를 갖춘 40편 77수의 한시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 부여회고시의 몇 가지 양상을 검토한 것이다. 다룬 결과, 역사의 대상에 얽매이지 않고 그로부터 환기되는 감정을 넘어서려는 의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대상을 관조하려는 지향, 그리고 회고시답게 수심(愁心)을 증폭하기 위한 기재의 하나로 관용적 표현을 적극 동원하려는 시도, 마지막으로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문책을 통해 다른 특정인을 칭송하거나 시인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옹호하려는 욕망이 부여회고시의 주요 국면임을 밝혔다. 이 논문을 집필하면서, 침소봉대한다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겠지만, 필자가 살고 있는 부여지역의 뿌리 깊은 보수적인 정치 성향이 혹시 백제 멸망을 바라보는 이 지역 주민의 깊은 에토스(ethos)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여회고시와 관련해서는, 특히 세 번째 양상, 곧 ‘문책과 칭송’이 그것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이는 문화역사적 맥락 전반을 탐사한 후에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야 할 성질의 것이어서 역사학과 정치학 등 학제 간 연구가 요청되는 과제다. 고도보존(古都保存)이라는 틀 안에 있기는 하지만, 최근 ‘부여학’이 막 태동하는 시점에서 이 문제는 장기 과제로 설정해 봄 직하다.


BuyoHoegoSi is not been studied, until now. The nearest a part of BuyoHoegoSi was translated by me, and so a new horizon has been opened. This article is studied on some aspects of BuyoHoegoSi which has subject for a poem of 'name of a historic place+restrospection'. The results are: first, a philosophic ripeness and a survey; second, grief and formula; third, censure and praise. Esspecially, the third aspect maybe is related to the ethos of the inhabitants of Buyo which accept the extinction of Backjae. This problem is a long term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