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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양극화 추세와 함께, 최근 우리나라 여성의 취업도 양극화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저학력·저숙련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단순 서비스직과 사무직으로의 진입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동시에 고학력 여성을 중심으로 전문직 및 관리직으로의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 취업구조의 변화는 노동시장에서 여성노동의 전반적인 질적 제고라는 측면으로 이해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다수의 여성은 여전히 ‘궂은 일자리(bad jobs)’에 취업하며, 소수의 여성만이 ‘좋은 일자리(good jobs)’에 진입하고 있고, 궂은 일자리에 취업한 여성의 근로 상태가 노동주기에 걸쳐서 고착화될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이러한 여성노동시장의 현실에 주목하여 여성의 하위 수준 일자리와 상위 수준 일자리에의 진입 결정 요인을 분석한다. 이 연구는 양 극단의 여성취업추이에 대한 세 가지 설명 틀―산업구조 변화론, 양극화 이론, 여성의 전략적 선택론―을 바탕으로 하며, 산업 및 직업의 평균임금 분포를 이용해 하위 수준 일자리와 상위 수준 일자리에의 진입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한다. 수준별 일자리 분류를 위해 이 연구는 임금구조기본조사와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임금자료를 한국노동패널(KLIPS) 1998~2004년 자료와 합하여 분석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하위 수준 일자리의 경험이 적을수록,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남성 직종에 취업해 있을수록 하위 수준 일자리로의 진입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임금근로기간이 짧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임신과 출산을 전후로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한 여성일수록 상위 수준 일자리로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는 우리나라 여성의 경력 지속성이 노동시장의 성취에 미치는 효과를 강조하며, 특히 저임금근로의 경험은 여성들의 노동시장 경험을 축적하는 훈련의 효과보다는 근로빈곤층화를 지속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