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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구성적 외부’라는 관점에서 근대 민주주의 구성의 한계와 경계를 추적하고, 그를 통해 민주주의를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구성하기 위한 시론이다. ‘구성적 외부’의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입장은 ① 대의민주주의를 현대사회의 유일한, 혹은 절대적인 운영원리로 제안하는 자유민주주의 원리와 대결하면서도, ②민주주의를 단순한 지배계급의 언어나 수단으로 바라보는 입장, ③혹은 그와 반대로 민주주의를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영원한 운동과 혁명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입장과도 구별된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구성과정에 필연적으로 요청될 수밖에 없는 그 ‘구성의 외부’라는 ‘경계’를 통해, 민주주의의 구성 과정에서 배제된 존재들의 입장에서 ‘민주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의 전략을 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대 민주주의에 내재된 민주주의의 원리 그 자체의 급진화를 통해 민주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전략을 구상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입장을 ‘급진민주주의’라고 부른다. 배제된 존재들의 입장에서 끊임없는 재구성을 향한 운동의 대상으로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이 입장은 사회적 삶의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경계들의 창조·유지를 통해 구성되는 사회질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민주주의가 전제하는―‘평등한 자들의 공동체’로서의―시민으로부터 배제된 자들의 장소와 지위를 ‘비(非)시민’이라는 관점에서 급진적으로 문제제기할 수 있는 준거점을 제공한다. 시민으로부터 배제된 자들의 존재를 가리키는 ‘비시민’의 개념은 생태와 평화, 여성과 소수자,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자율성을 향한 다양한 새로운 운동들이 자신의 문제를 민주주의와의 접속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과 ‘연대를 위한 구성의 정치 공간’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