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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는 192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천여편의 번역시를 발표했다. 그 중에서 그가 번역한 서양시는 국내의 번역시의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 원문에 충실해야 한다는 번역론을 그대로 드러낸 그의 번역시는 원문에의 충실성에 가치를 두었다는 점에 큰 의미를 갖는다. 개화기에 우리의 창작시가 흔하지 않았던 시기에 무애는 번역시를 독자에게 소개함으로써 문학의 진공상태를 메워 나갔고, 이후 안서나 해외문학파와의 활발한 번역 논쟁을 통해서 국내의 번역 문화를 정립하는데 기여했다. 이 논문에서는 무애의 서양시 번역을 분석함으로써 실제로 그가 어떤 번역 방식을 보였는지 살펴보았다. 그가 번역 초기에 김억과 벌였던 번역 논쟁이라든가 해방 이후에 그가 번역했던 영국시 등을 통해서 그가 밝혔던 번역론과의 연관 관계를 설명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무애의 번역 방식은 의미와 형식에서 원문에 충실하려는 직역의 번역 방식을 보여 주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시의 표현 방식은 자국화의 방식을 사용했다. 시의 형식을 옮기기 위한 방식으로 한국 고유의 운율을 살리거나, 구어체의 문체를 사용해서, 번역시의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가능하면 외래어나 한자어를 쓰지 않고, 우리말의 시어를 사용해서 번역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원시의 사회적 배경에서 사용되었던 문화적 용어들을 한국 문화권 고유의 표현으로 바꾼 것도 무애 시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