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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 융합(convergence)은 새로운 학문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곤 한다. 논란의 여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융합이 화두가 되었다는것은 우리의 학문 체계에 커다란 변화가 있다는 현실에 대한 방증이다. 학문 융합은 전통 학문에게는 위기일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탐구 영역의 발견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갖고 있다. 이 경우에 융합의 의미가무엇인지, 또 어떻게 가능한지 등을 해명하는 일은 따라서 오늘날의 학문현실을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이 글은 학문 융합의 의미와 가능성을 후설 현상학을 통해 해명하고자 하였다. 후설 현상학의 출발점이 바로 오늘날의 학문 현실과 같이 새로운 분과학문이 등장하고 발전해 나가던 역동적인 시기였기 때문이다. 논의의 기초는 후설의 학문 이론과 본질직관이다. 특히 본질직관의 의미를 정치하게 해석함으로써 후설현상학의 학문 융합에 대해 갖고 있는 함축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본질직관은 대상이 대상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의 한계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그에 따라 본질을 탐구하는 본질학(Eidetik) 혹은 형상적 학문은경험과학의 융합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논의를 통해 후설 현상학의 주요한 개념인 형상적 학문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Recently, the concept of convergence has been a hot issue in the academic community. It was sometimes called a new paradigm of scientific research. This means our sciences (Wissenschaften) face big changes. These changes reflect a crisis of traditional sciences and, at the same time, a chance for new areas of science. In this paper, I have tried to explicate the meaning and the possibility of the convergence of sciences from the perspective of Husserl's phenomenology. Husserl, just like us, lived in the era of big changes of science, and wanted to give a foundation for the system of science through his project of phenomenology. According to his phenomenological project, the convergence of sciences is both possible and meaningful. I have tried to show how it is possible and to suggest a new implication of Husserl's phenomenology in the era of converg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