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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시장에서 ‘소비’되고, 그리고 나서, 쓰레기로 버려지기 위해서 ‘생산’된 것이 아니고, 마치 “지혜를 사랑한다”는 철학(philo-sophia)의 고유한 임무처럼, 인간 영혼의 진리와 정신적인 것들에 대한 가치와 그 중요성을 범인들에게 일깨우고 - 다소 도덕군자 같은 얘기일 수도 있지만 -, 이를 인간 삶의 거처요 텃밭이라 할 수도 있을 대지(大地), 즉 지상 위에서 꽃피우게 하고, 이를 통해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길(道)을 도모하고 인도하기 위해, 그렇게 예비(豫備)된 것이었으리라!이런 의미에서 詩와 철학, 사유와 詩作은 한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 둘은 또한 동일한 임무를 띠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동일한 임무란 인간을 본래 태어난 텃밭(la Terre)에서 자연상태(l'état naturel)로 살수 있게 배려하는 것, 바로 그것일 것이다. 그리고 이 본래 태어난 텃밭에서 인간은 현대와 같이 투쟁이 아닌 사랑을, 소유가 아닌 나눔을, 지식나부랭이(l'opinion ou la doxa)의 소유가 아닌 진리 자체(la vérité, la vraie science)의 공유를, 상식에 준한 독설(l'endoxa)로 편견을 길거리에 유포하고 내다 파는 것이 아니라 열린 대화를 광장(l'Agora)에서 주고받는, 그리하여 종국에 인간은 이런 자연스런 질서(l'Ordre naturel) 속에서 자신의 삶을 향유(享有)하며 경영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때 모든 것은 적대나 차별이 아닌 창조요 창작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부언하자면, 이는 철학적으로는 경이(l'étonnement)일 것이요, 시적으로는 미래에 대한 비전의 제시(comme chez Rimbaud, Höderlin, Rilke) 그리고 종교적으로는-근대적 의미에서-계시체험과 같은 것이 바로 이 지상에서 가능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극단적 이기심으로 “나만 잘 살면 그만이다”는 현대처럼 ‘과학적’ 이성, ‘경제적’ 이성이 지배권력을 행사하기 전에는. 이처럼, 다소 거창하게 말해, 우주가 탄생하고 나서는 우주(자연)와 인간 사이에 전혀 간극이나 틈이 없어서 자연의 성스러움(le Sacré de la Nature)에 대한 합일체험과 같은 것이 가능했을 것이며, 짐작으로 미루어 보건데, 바로 그때 창조적 시작(詩作)이 시작(始作)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인간이 최초로 보고, 느끼고, 만진 것을 명명(名命)함, 즉 ‘이름 붙임’은 곧 그 자체가 존재하는 것들의 始作을 알리는 행위요, 소우주적 의미로는 詩가 탄생하는 순간, 즉 詩作에 비유될 만 하다. 바꿔 말하면, 詩를 지음(poétiser)은 곧 존재(자)와의 최초의 만남을 말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는 이미 존재․우주론적 만남이며, 하이데거의 해석에 따르면, 시인만이 이 비밀을 밝혀내고 밝힐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시인만이 존재하는 것에 본래적 ‘이름’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처럼 경이(驚異)로 가득 찬 인간과 자연/세계의 관계, 장식이나 꾸밈이 비집고 들어 설 자리가 전혀 없는 만남이 충만한 세계, 이 모두는 오늘날의 우리가 잃고 사는, 이미 상실한지 오래된, 이상적 ‘낙원의’ 세계나 다름없다. 이 낙원의 세계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꿈만 같은 얘기로 박제화되어 버렸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대인이 이렇게 잃어버린, 잃고 사는 신화와 전설시대를 기억으로나마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어떻게 하면 <新-유토피아>로 건설할 수 있을까? 詩를 통한 <新-유토피아>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왜 굳이 시인만이 이를 할 수 있단 말인가?이 글은 의식할 겨를도 없이 인간세계의 심부에 파고들어 와 있는 이상(以上)과 같은 세기적 위기의식 속에서(물론 필자가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나름의 대안 및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서 출발한 것이다. 시의 위기는 단순히 시의 위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정신의 위기이기도 하다는 점을 다음 장에서 설명해 볼 것이다. 그리고 시와 정신의 위기는 곧 상상력의 부재에 원인이 있는 바, 이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점을 제3장에서 살펴보겠다. 제4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앙리 베르그손H. Bergson에게 있어서 철학적 상상력과 철학함의 관계를 통해 이 글의 몸체라고도 할 수 있을 <철학적 상상력> 개념을 하나의 지표로 세워볼까 한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에서는 인문학의 위기는 시적․철학적 상상력을 통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필자의 소박한 믿음을 독자들과 더불어 공유해 볼까 한다.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examine the Crisis of the Philosophy and of the Poetry face a Postmodern Era. I shall argue that this Crisis is related closely to that of the Human being and the Nature. That is why the great number of contemporary philosophers have mentioned at least this Crisis derived from several causes. But this Crisis could not be solved satisfactorily through the scientific solution. In the light of Bergson, Bachelard, Heidegger, Mallarmé, Rilke, I try to find, by good luck, a philosophical and poetic solution that makes reference to the Imagination. That is what I try to do in this paper. This proposition and Key-Word, the Imagination(philosophical-poetic) is, I think, the center for envisaging the Human being with the Nature(Tao), and vise versa. The philosophical-poetic Imagination is, at bottom, just the intermediate between the essence of Nature and the essence of Human being formed by it. Without this Intermediary Imagination, we have no facts and no world. Therefore, we must fallow this Imagination in order to return to such original Encounter itself.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examine the Crisis of the Philosophy and of the Poetry face a Postmodern Era. I shall argue that this Crisis is related closely to that of the Human being and the Nature. That is why the great number of contemporary philosophers have mentioned at least this Crisis derived from several causes. But this Crisis could not be solved satisfactorily through the scientific solution. In the light of Bergson, Bachelard, Heidegger, Mallarmé, Rilke, I try to find, by good luck, a philosophical and poetic solution that makes reference to the Imagination. That is what I try to do in this paper. This proposition and Key-Word, the Imagination(philosophical-poetic) is, I think, the center for envisaging the Human being with the Nature(Tao), and vise versa. The philosophical-poetic Imagination is, at bottom, just the intermediate between the essence of Nature and the essence of Human being formed by it. Without this Intermediary Imagination, we have no facts and no world. Therefore, we must fallow this Imagination in order to return to such original Encounter it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