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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계몽지식인 윤치호(1865~1945)의 계몽사상을 일본 메이지기 계몽지식인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의 정치사상과 비교하여 논하였다. 본고에서 윤치호의 자유관은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것이라고 가정했다. 특히 윤치호와 후쿠자와 유키치의 종교관과 자유관을 분석하여 그 관점의 동일성과 차이, 그리고 그들의 관점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정치적 상상력을 문제 삼았다. 윤치호와 후쿠자와 유키치는 서양문명을 표본으로 삼아 인민계몽을 주장․실천하여 근대화를 추구한 인물들이다. 그 사상적 기반은 자유로운 개인과 사회․국가의 관계성을 전제로 한 자유주의적 정치사상이다. 윤치호와 후쿠자와 유키치가 논하는 문명론에는 자연 상태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이라는 인식이 공통으로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인간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달랐다. “종교 밖에 소요(逍遙)”하는 태도를 일관하여 종교적 신앙에 거리를 두었던 후쿠자와는 인간의 “지력(智力)”에 의한 “정신의 자유”에 중점을 두었다. 윤치호도 후쿠자와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지성을 중시했지만, 신앙에 근거한 기독교적 자유와 구제를 염두에 두고 문명론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윤치호와 후쿠자와 유키치에게는 종교의 신앙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적 차이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 두 동아시아 지식인들에게는 종교를 계몽의 도구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종교에 대한 공리주의적인 인식의 기층에는 문명론, 내셔널리즘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리고 이 공리주의적 종교관의 기층에는 신(문명, 국가) 등과 개인의 관계에 근거한 개인의 내면화․인격화된 근대적 신앙이라는 정치적 상상력이 작동하고 있다. 윤치호는 조선인이 적자(適者)가 되기 위해서는 기독교가 절대적 조건이라고 여겼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종교의 신앙적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지만,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한 종교의 효용성이라는 공리주의적 태도를 평생 견지했다. 윤치호는 서구문명과 기독교의 암면을 인식하면서도 기독교와 문명에 대한 그의 ‘신앙’이 존재했기 때문에 문명론을 상대화할 수 없었다. 후쿠자와 역시 서구문명을 절대적 명제로 인식하는 ‘신앙’적 태도로 문명론을 주장했다. 윤치호와 후쿠자와 유키치의 정치사상의 비교분석을 통해서, 본고에서는 근대 동아시아의 ‘자유’라는 정치적 상상력과 ‘신앙’이라는 종교적 상상력이 상호 연관되어 작동하는 사상적 계보의 한 예를 제시했다.


This paper discusses the Enlightenment thought of Korean Enlightenment intellectual Yun Ch’iho (1865-1945) in comparison with the political thought of famous Meiji Enlightenment intellectual Fukuzawa Yukichi (1835-1901). This study hypothesizes that Yun’s view of liberty was based on the Christian faith. In particular, it discusses the two men’s views on liberty and religion, the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in their views, and the driving forces behind their fundamental political imaginations. We can see that Fukuzawa and Yun shared an understanding of Man’s freedom from, and control over, nature in civilized conditions. However, they differed in the ways they considered the driving force behind this freedom and control. While Fukuzawa believed it was intelligence, Yun Ch'iho agreed that intelligence was crucial but believed that the Christian faith was a more important and fundamental force than intelligence. Yun Ch'iho’s and Fukuzawa Yukichi’s views on liberty and religion involved various factors, including civilization, nationalism, and Christianity. We can assume that what was at work in all of these factors was the religious imagination of modern faith. This faith is base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God (or civilization, or the nation) and the individual, and the way this relationship is internalized and personified in the individual’s mind. Therefore, it is difficult for people who believe that civilization and the nation have a divine origin that began with God to stop imagining this divinity as an absolute propos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