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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국 명청시대 지방관에 대한 연구는 주로 백성들과 직접 접촉하여 친민관(親民官)이라 불리던 주현관(州縣官)에 집중되었다. 이 주현관을 감독하며 一府의 행정을 총괄하는 지부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진했으며 지부 행정의 구체적 양상 역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본고는 19세기 중엽 하남성 하남부 지부를 역임한 가진(賈臻, 1809~1869)이 남긴 행정 문서를 모은 『퇴애공독문자』(退厓公牘文字)를 소재로 하여 지부가 지현을 통솔하며 정책을 집행해 가는 구체적 양상을 특히 소송 처리 문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가진이 지부로서 파악하려 했던 소속 각 현에 관한 정보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았으며 이어 그가 특히 역점을 두어 처리하였던 사법 행정을 검토하였다. 가진은 불필요한 무고 사건을 억제하고 누적된 상소 안건 청산을 위해 고심하였으며 이를 위해 고소장의 작성 및 제출 기준을 강화하거나, 지현을 대신하여 직접 소송의 원흉인 지역 비도(匪徒)들을 단속하거나, 지현들에게 구체적인 지침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그는 府民 전체에게 고시(告示)를 반포하여 자신의 정책을 널리 홍보하였으며 소송 처리에 미온적인 지현을 견제하기 위해 府署의 속료 및 인근 현의 지현을 파견하여 대신 조사를 진행하기도 하였고 때로는 본인이 직접 현지를 방문하여 정보를 수집하였다. 가진은 정책 집행을 독려하기 위해 지현들에게 공식 문서인 찰(札)뿐만이 아니라 보다 사적인 문서인 서(書)를 자주 활용하였다. 서란 찰의 내용을 부연 설명할 수 있는 매개일 뿐만 아니라 찰에서 언급하기 어려운 내용까지 언급할 수 있는 보다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지부가 손수 써서 보내는 편지는 그만큼 편지에 서술된 문제를 지부가 중시하고 있다는 표상이었으며 지부와 지현 사이의 관계를 보다 친밀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철저한 정책 집행을 촉구할 수 있는 매개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지부라는 직책은 주로 지현과의 문서 행정에만 그 역할이 국한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지부의 지역 정보 파악이 지현만큼 상세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지역민의 실상에서 유리되어 있으며, 그들이 집행하는 정책의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가진의 사례는 지부 자신의 적극적 노력을 통해 이러한 직능상의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진은 하남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조율하고 지현의 행정에 적극 간여하면서 府民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정적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


Studies of local officials during the Ming-Qing period have been largely confined to county magistrates. The prefects who supervised these magistrates remain a less researched topic. Based on a close analysis of Tuiyai gongdu wenzi, a collection of administrative records written by Jia Zhen (1809-69) who served as a prefect of the Henan prefecture (Henan province) during the mid-19th century, this study aims to uncover the specific aspects of a prefect’s local administration. This article initially examines the variety of local information Jia Zhen collected from county magistrates and then analyzes the ways in which he managed judicial administration. Jia Zhen tried to forestall the occurrence of unnecessary legal cases and liquidate accumulated appeal cases. By distributing and posting official notices, he publicized his admonition against the four types of “evil trouble-makers” whom the Qing central state designated as the principal instigators of lawsuits. To chastise a magistrate reluctant to comply with his directions, Jia Zhen dispatched his subordinate officials to the problematic county. Through his information-gathering personal visit to local areas, he identified certain “trouble-makers” and offered specific directives to control them. Jia Zhen frequently used personal letters for communication with the magistrates. Personal letters supplemented and re-emphasized his directions explained in the official correspondence (zha 札) while also functioning as a medium to create more congenial and personal relations between the prefect and magistr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