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열기/닫기 버튼

야스쿠니(靖國) 문제는 1985년 8월 15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의 공식참배를 계기로 일본 국내문제의 범주를 넘어 국제문제로 발전해 나갔다. 이 시점까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단지 일본국헌법 제 20조 3항의 정교분리원칙(政敎分離原則)에 관한 헌법해석의 관점에서 이 행위의 타당성을 묻는 순수한 일본 국내문제였다. 그러나 나카소네 총리의 참배는 이 문제를 한국과 중국이 일본에 대해 그 역사인식을 묻는 외교문제로 변화시켜 나갔다. 나카소네 총리의 참배로부터 16년 후인 2001년 8월 13일 행해졌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참배에 의해 이 문제는 다시 일본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 후에도 매년 반복되는 그의 참배 때문에 한일 간에서는 5년 동안 이 문제가 외교현안화되었으며, 2005년 11월부 터는 양국 간의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았다. 한일 양국관계를 악화시켜 온 야스쿠니 문제란 도대체 어떠한 문제인가. 한국이 야스쿠니 문제를 보는 시각은 침략전쟁의 중심적 지도자들인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총리가 공식참배를 행한다는 것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한국국민들의 심정을 손상시키는 행위이며,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동시에 이 문제는 한일 간에 존재하는 역사인식 문제와도 깊이 연결되면서 논의되어 왔다. 본고의 목적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이 아니라 한일관계의 범주에서 그 배경과 경과 그리고 향후 전망을 객관적으로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응책, 나아가서는 해결책의 열쇠를 찾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결론적으로는 이 지구상에 야스쿠니 신사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한국인 및 일본인이라는 민족이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한일 간에서 반영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성격을 띤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선은 한일 양국정부가 대화를 통해 역사인식의 차이를 극복하고 정치적 및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야스쿠니 문제를 양국정부가 외교카드로서 서로 이용하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