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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북한 철학분야의 학문체계 및 연구현황을 검토하였다. 먼저 북한 철학분야의 연구기반과 철학의 분류 방식 등을 검토해 봄으로써 우리와 다른 북한 철학의 특징적 양상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 학보와 철학연구라는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철학학술지를 그 분석대상으로 하여 분단 이후, 현재까지의 북한 철학의 연구 성과와 그 흐름을 실증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북한의 철학연구 분야에서 조선철학, 세계철학, 미학, 윤리학, 심리학, 논리학, 종교학 분야의 연구들이 나름대로 진행되어 오고 있으며 일정한 연구 성과물들을 도출해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들 북한철학의 제 분야들이 유물론적 시각과 주체철학의 관점에 국한됨으로써 학문적 논의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북한에서 철학연구가 본격화되던 60년대 초반부터 학술적 연구의 방향이 ‘당 정책과 부합되는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해야 할 것과 함께 철학자는 ‘사상적 전사’가 되어야 할 것을 명시한 이후 현재까지 일관되고 있는 특성이기도 하다.I. 서론1. 문제제기최근 북한연구는 많은 진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사회에 관한 기초연구 분야는 취약한 실정이다. 북한의 학술분야에 관한 연구도 많은 영역이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 철학에 관한 연구도 이러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북한 철학 연구의 경우는 주체사상 연구와 동일시되어 이데올로기적 연구와 혼재되어 논의되거나, 주체철학 연구에 집중되어 왔다. 물론 1987년 북한에서의 조선철학사 출간을 계기로 남한 철학계가 북한의 조선철학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조선철학사의 몇몇 주제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북한 학술분야에 관한 연구가 우리사회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몇 가지로 설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먼저, 북한사회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북한사회에 순수한 학문이 과연 존재할 것인가에 관한 의문과 함께 부정적인 결론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북한의 사회문화 영역은 그 독자성을 상실한 채 정치권력에 의해 도구화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의 학문 분야 역시 이러한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사실은 북한의 대학 교재들만을 일별해보아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또 다른 이유는 우리와 다른 북한의 학문체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사회의 다른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학술분야 역시 북한사회의 폐쇄성으로 인해 학술분야의 기본체계를 파악하는 것이 용이하지 못했다. 따라서 북한의 학문체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와 무엇이 다른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학문분야에 대한 접근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북한사회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앞으로 남북통합 과정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지식기반과 그 내용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특히 ‘사상의 강국’이라고 자부하며 사상교양을 지배의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북한사회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 철학연구의 현주소를 규명하는 일이야 말로 북한사회의 사상적 토대를 파악하기 위한 첩경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는 북한 철학의 연구기반 및 학문분류체계를 규명해보고 각 분야별로 북한 철학계가 생산해 낸 연구 성과들을 분석검토하고자 한다.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understand the academic systems of philosophy and it tendencies of philosophical research in North Korea. More specifically, this paper analyzes North Korean philosophy by focusing on the North Korean’s most authoritative Journals of philosophy, Research of Philosophy and Journal of Kim Il Sung University. In North Korea, research on philosophy became established and started to publish papers in the early 60s when all of North Korean society mobilized around the dictatorial government structure. Consequently North Korean Philosophy became a means to develope their political ideology. North Korean philosophy was constituted by Joseon philosophy, World philosophy, Esthetics, Ethics, Psychology, Logic, and Philosophy of religion. North Korean philosophical circles produced a large quantity of output every year in various fields of philosophy. But, most philosophical opinions were based on ‘Juche Philosophy’. Evidently, there is neither controversy nor academic argument in North Korean academic circles. In recent trends, North Korean philosophy indicates that the North Korean society needs to focus on more practical iss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