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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이 심의 체는 성이라 한 것이나 심의 용을 둘로 나눠 심에게 선한 길 하나를 부여하고 나머지 불선한 것도 그것은 사실상 심이 아닌 의라 한 것에서 심을 어떻게든 끌어올리려는 그의 노력을 볼 수 있다. 그러는 가운데 심은 중심적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고, 그의 심성론은 심을 중심으로 짜여지게 된다. 아울러 심은 그에 의해 존재상에서도 무게가 실린다. 그는 심을 리와 기의 결합이라 하여 심의 리적理的인 측면을 부각시키며, 그 결과 심은 실질적으로 성과 정을 통섭하고 주재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Ⅴ. 권근의 존덕성 위주의 공부론권근의 철학은 궁극적으로 천인합일을 통해 성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것은 주자학뿐만 아니라 성리학 일반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자학에서는 성인에 이르는 길로 흔히 두 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마음공부 위주인 존덕성尊德性공부이고, 다른 하나는 독서공부 위주인 도문학道問學공부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전자는 거경함양居敬涵養을, 후자는 격물치지格物致知를 말한다. 주자학의 집대성자 주희는 이 둘 모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그의 논적 육구연은 존덕성의 마음공부를 위주로 할 것을 주장하였다.권근은 공부의 요체가 마음을 바로잡는 데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