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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황석영의 『심청』에 나타난 19세기 동아시아의 트랜스내셔널리티를 장소 경관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심청』은 여행서사의 틀로 전개되는데, 여행의 재현은 장소의 이동을 통해 여러 문화들을 접촉․연결하며 축적하거나 초월함으로써 사회관계의 변동 가능성 및 재구축을 표현한다. 『심청』의 장소 이동은 서구의 근대 자본이 중국과 일본, 조선을 가로지르는 총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여러 장소와 연관된 문화적 정체성의 혼합과 융합을 드러낸다. 심청이 동아시아의 여러 무역항들로 이동하는 장소 경관은 자본과 사람의 배치로 사회관계를 표현한다. 여러 무역항들의 연결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확장되는 19세기 제국주의 자본의 이동경로이자 다양한 정체성들이 새롭게 배열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행 특성상 특정 장소(혹은 국가)의 경계를 벗어나면서 다시 새로운 장소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연쇄적인 행동은 특정 문화의 축적과 연결, 초월이라는 관계를 형성한다. 심청은 여러 국가의 무역항들을 이동하며 각 장소들의 특성들을 연결하면서 그것들의 경계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새로운 연결망, 즉 문화적 정체성의 다양성과 유동성, 혼종성을 갖게 된다. 동아시아 무역항들을 전전하는 심청이 갖게 된 위와 같은 특징들은 장소의 경계 넘기와 연관된 소속이나 정체성에 관한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심청이 기아들을 보살피는 과정에서 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를 조화시킨 사회적 모성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한 사회적 모성은 개인과 사회단체, 국경을 초월하는 세계화의 윤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심청』을 통해서 제시되는 동아시아 문화와 자본의 혼종성과 트랜스내셔널리티는 전반적으로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현실들을 지나치게 주변화시켰다는 문제를 남긴다. 자본과 연동되는 문화와 윤리의 문제를 강조한 나머지 제국주의 자유무역에서 통상과 군사적 침략이 연동되는 식민주의적 본질을 희석시켰기 때문이다.


The purpose of this paper was to study the transnationality of 19th century East Asia by surveying landscapes. Whang Seok-Yeong’s Shimcheong unfold it’s plot by travel narrative frame. Travel narratives of Shimcheong figured the variability and reconstruction of social relations by making many places contact, connect, accrue, transcend. Those showed how the East Asia was influenced by modern capitals of the West. In Shimcheong, a character Shimcheong passed places and connected the borders between those. Thus newly made networks of places took diversity, variability and hybridity of cultural identities. The characteristics of Shimcheong had brought up problems about affiliations and identities which related with crossing border of places. Shimcheong showed social maternity that personal ethics and public ethics took mutual cooperations. The social maternity was global and universal ethics beyond over persons, social groups, and bor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