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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사이의 비교 수사학은 그 성립 가능성부터 문제가 된다. ‘수사학(修辭學)’과 ‘레토리케(rhêtorikê)’가 동서양의 역사 속에서 나름대로의 전통을 가지고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의 시각으로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바라볼 경우, 자의적인 해석으로 인해 객관적인 비교가 이루어질 수 없다. 각자의 전통 속에서 수사학과 레토리케를 검토한 후, 양자를 비교할 수 있는 공통의 관점과 기준을 도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동양과 서양 사이의 비교수사학이 학문적으로 성립할 수 있기 위한 하나의 유효한 방법을 보이는 동시에 몇 개의 관점을 문제제기 형식으로 드러내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이때 서구 수사학 전통 속에서 아리스토텔레스와 더불어 중요한 갈래를 이루고 있는 이소크라테스의 ‘레토레이아’ 개념과 동양 사상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공자가 제시하는 군자의 언어관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면서 둘을 비교할 수 있는 몇 가지 관점을 추려보는 일은 생산적인 시도가 되리라 기대한다. 공자는 현란한 말과 기교를 부린 ‘교언’이 진실성을 잃고 실천의 힘을 갖지 못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이상적인 인간상으로서 제시되는 군자는 교언영색을 일삼는 소인과는 달리, 실천을 염두에 두고 발언을 신중하게 삼가며, 진지하게 학문에 정진하여 말의 내용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태도는 논쟁의 승리를 최대의 목표로 삼는 소피스트의 교육 방침을 비판하며, 그들의 허구를 폭로하며 새로운 수사학 교육의 이념을 제시했던 이소크라테스의 노력과 비교할 만하다. 특히 자신의 수사학적 노력을 ‘철학(Philosophia)’로 개념화하고, 수사학의 한계를 적절히 그어주는 진실성은 이소크라테스와 공자를 비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이 가능성은 언어란 무엇이며, 말을 통한 의사소통과 설득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에 대한 동서양의 생각을 비교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연결되어 마침내 비교수사학의 길을 열어 주는 데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Si Confucius, qui a mis en rapport intime “Susa (修辭) la culture de parole” et “Ipguisong (立其誠), la culture morale”, avait vu le plan rhétorique et le but d’éducation isocratique, qu’est-ce qu’il aurait dit? On peut entrevoir un point commun qui nous permet de comparer la rhétorique et la Susahak(修辭學), en mettant en parallèle l’attitude à l’égard de la parole de l’homme de qualité et celle de l’orateur honnête, celle l’homme de peu et celle des sophistes, l’amour des études dans les Entretiens et la philosophia dans le Contre les Sophis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