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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히트 사무엘바게트 극단의 박단추 작/연출과 이영미 제작으로 공연된 <짐승가>(The Song of Beast: after Hamlet)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낱낱이 해체한 연극이다. 셰익스피어 『햄릿』(Hamlet)의 또 다른 버전을 예상하고 연극을 보기 시작한 관객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햄릿』에 나오는 근친상간, 소외, 광기, 살인, 배신, 사랑, 욕정, 권력, 음모, 불안감, 정치적 상황 등의 소재가 『햄릿』의 스토리라인 안에서 재구성되어 한국적 상황에 맞게 재현될 수 있도록 각색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상황과 사건으로 다시 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조폭영화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하면서도 끔찍한 그리고 충격적인 장면들로 채워져 있는 이 연극은 영화적 구성이 돋보이는 카메라 장치나 강력한 사운드, 게다가 마이크를 사용하여 직접적인 해설을 자처하는 나레이터가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고 인물들의 행동들을 설명하면서, 시작부터가 이 연극이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놀랍도록 밀착되어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