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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8세기 후반의 실학자 담헌 홍대용이 지은『의산문답』을 분석하여 그것의 정치사상적 의미를 조명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의산문답』은 허자와 실옹이라는 가상의 두 인물간의 문답형식으로 이루어 진 글이다. 중국과 조선의 접경지역인 의무려산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인물동등성(人物同等性)의 논리 및 풍부하고 체계적인 자연과학적 지식, 그리고 전통적인 화이질서관의 탈피를 의미하는 대외관의 전개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글을 통하여 필자는 특히『의산문답』에 내포된 정치사상적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의산문답』을 18세기 후반이라는 시기적 배경 하에서 당시 조선이 처한 당면과제를 직시하고 있었던 홍대용이 현실의 정치ㆍ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문답형식의 글이라는 입장에서 분석하려 하였다. 그리하여『의산문답』에서 도출된 인물간(人物間) 동등성 논리와 자연에 대한 객관적 이해의 내용, 한족(漢族) 및 중국 중심의 화이질서관의 탈피와 새로운 대외관의 토대 구축, 그리고 그것의 저변을 흐르는 상대적 관점의 활용 등은 모두 고통 받는 민생(民生)의 안정과 국가적 생산력의 발전이라는 홍대용의 정치목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결론적으로『의산문답』은 홍대용의 정치사상 뿐 아니라 18세기 한국 실학사상의 특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저작이라 평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