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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최재서의 「풍자문학론」(조선일보, 1935년 7월 14, 18~21, 27, 28)에 대한 고찰을 목표로 한다. 최재서의 「풍자문학론」은 그의 비평적 사유의 기원과 비평적 특질, 당대 조선문학과 서구문학과의 관련, 이후 전개되는 문학적 논리의 파산과 식민지 지성인의 한 방향 등 여러 복잡미묘한 지점을 담고 있는 글이다. 그의 풍자문학론은 30년대 후반 전형기에서 사상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평적 모색의 하나로 다른 풍자문학론과 상황의식을 공유한다. 그러나 최재서의 풍자문학론은 ‘자기풍자’라는 측면에서 이들과 결정적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풍자문학론」의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국민주의 문학과 사회주의 문학, 수용적 태도와 거부적 태도, 파괴와 건설이라는 극단적 대립에서 벗어나 중간문학적 성격을 띤다. 둘째, 이러한 중간문학으로서의 풍자문학은 과도기와 혼란의 ‘현대’에 적합한 양식이다. 셋째, 풍자정신은 실재성에 대한 통찰을 의미한다. 넷째 반낭만주의와 지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섯째, 자기풍자는 개인의 발견을 근간으로 하는 근대의식의 표출과 그 파산을 뜻하는 것이며, 최재서의 무의식적 허무주의를 드러낸다. 혼돈과 과도기로서의 현대의식은 반낭만주의와 반인본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흄의 불연속적 실재관에서 영향 받은 바 크다. 최재서는 주지주의 문학을 비롯한 동시대 영국문단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낭만주의와 결별한다. 이 전환에는 (낭만적) 문학과 현실, 서구유럽과 조선현실의 괴리에 대한 자각이 놓여있고 이것은 다시 ‘있어야 할 현대’와 ‘현실’의 괴리로 이어진다. 풍자문학론에서 강조하는 ‘실재’는 리얼리즘에 대한 강조와 관련이 있으나, 그의 ‘실재관’은 ‘바로 보는’ 실재가 아니라 부정성에 고착되었다는 측면에서 비뚤어진 리얼리즘, 혹은 ‘자연주의’에 가깝다. 풍자정신과 이어지는 ‘지성과 모랄’은 최재서의 비평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다의적으로 쓰이고 있어 일관된 논리로 요약될 수 없으며 그 내용적 실체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최재서의 글에서 지성은 대체로 현실을 파악하는 인식기능과 맹목적 행동을 비판하는 비판능력을 의미한다. 가치지향 없는 인식기능으로서 지성의 한계는 최재서 스스로 지적한 바처럼 불가지론(agnosticism)에 빠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층 중요해지는 비판능력으로서의 지성은 필연적으로 모랄론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형식적 논의만 무성한 최재서의 모랄론에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의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가치’라는 개념규정과 무관하게 최재서의 비평에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질서’와 ‘전통’ ‘현대’이다. 그러나 리처즈의 논의에 기댄 그의 질서관은 문학의 심미성으로 귀결되고, 문학에서 전통에 기댄 질서 수립 또한 불가능으로 끝나고 만다. 최재서가 유일하게 일관되게 지켜왔던 ‘가치와 신념’은 ‘현대 지향’이었으며, ‘서구 보편’이 ‘대동아공영’으로 바뀌자 그의 지성은 새로운 질서와 가치 모색을 그만두고 이 ‘세계사적 재편’에 투항하고 만다.


Choi Jae-Seo's 'Satirical literary theory' was to seek for solution to overcome the literary crisis in the period of the colony. It shared the consciousness of crisis with the late 30's satirical literary theories. But Choi Jae-Seo's theory has characteristic that is related to 'self -satire'. Choi Jae-Seo's criticism of Satirical literature has the following content. First, that is the middle literature that refuse antagonism between national literature and socialism literature. Second, 'Satirical literature' is suitable for 'Modern'(contemporary) which is transition period and chaotic. Third, satire reached realization. Fourth, it is related intelligence and moral. Fifth, it means bankrupt of modernism rooted in 'individual'. Choi Jae-Seo's 'Modern' sense affected by David Hume's theory. It had two characters, anti-romanticism and anti-humanism. Choi Jae-Seo's 'Modern' is not Korean Modern but western civilization and literature. Choi Jae-Seo's 'the real' is similar to naturalism. Intelligence and moral in his criticism has no empirical meaning. Choi Jae-Seo also pointed out the limit of intelligence which could not help getting agnosticism. As to the moral, Choi Jae-Seo didn't direct any value. Choi Jae-Seo emphasized on 'order'. But he failed to established literary order, because he could not find Eliot's tradition in Korean modern literature. He also could not find new order in colonial reality, finally he accepted new order that is Fasc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