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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조선후기 통신사행과 문위행에 참여한 역관들의 가계와 혼인에 대해서 탐구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는 본고가 처음이며,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후기 통신사행과 문위행에 참여한 역관들의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한 결과, 실제 인원이 144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들이 수록된 典據를 일일이 제시하였으며, 이들이 『象院科榜』에 수록된 내용을 보완하여 자료로 제시하였다. 둘째,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이 역과에 입격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역과 입격 당시 전공이 입격 이후 역관으로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지켜지고 있었다는 사실과, 倭學 전공 역과 입격자의 3분의 1 이상이 참여 역관으로 활약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근거로 倭學 전공 역과 입격자들을 정예화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살필 수 있었으며, 그만큼 정부에서 대일 외교를 중시하였고, 대일 외교 수행에서 倭學 역관의 역할도 중시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셋째, 이들이 속한 가계는 대부분 잡과와 주학 입격자를 다수 배출한 명문 중인 가계였고, 주요 중인 가계에서 이들 참여 역관들을 다수 배출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들 중에 서로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었던 자들도 상당 수 있었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이를 근거로 중인 사회 내에서 혈연관계를 기반으로 한 父系 위주의 벌열화 현상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참여 역관을 배출한 가계의 폭이 좁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 이를 근거로 참여 역관 선발 시 가문도 중시하였지만 능력도 중시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넷째, 그러나 중인 사회의 벌열화 양상이 부계 위주의 혈연관계에 의해서만 조성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혼인관계를 살펴본 결과, 이들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진 혼인관계 사례는 적었지만, 이들을 배출한 가계 구성원끼리 혼인한 사례들은 적지 않았다. 그 중에는 얽히고설킨 중첩된 혼인관계 사례들도 있었다. 이는 통신사행 및 문위행 참여 역관 선발 시에 본인의 능력과 父系 위주의 혈연관계뿐만 아니라 外家, 妻家, 심지어 妻外家 등의 인척관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시사하여 준다. 곧, 중인 사회의 벌열화 양상에 혈연관계뿐만 아니라 인척관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조선 정부는 기술직을 세전하는 가계를 조성하려는 정책을 여러 방면으로 실시하였다. 그 결과 각각의 중인 가계에서 기술직을 독점하다시피 한 현상이 나타났고, 아울러 중인 사회 안에서 잡과 입격이나 고위 기술직 진출자를 집중적으로 배출하는 가문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른바 벌열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문벌 위주의 인사 정책만 실시된 것이 아니라, 문벌에 관계없이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등용하려는 정책도 병행하여 실시되었다.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등용하려는 인본주의 정책과 기술직을 세전하는 가문을 조성하려는 현실적인 정책이 어우러져 나타난 것이다.


This article examines the lineages and marriages of the translators (K. Eoyeokgwan譯官) who accompanied the Tongsinsa (通信使) envoy and conducted the Munuihaeng missions (問慰行) in the late Joseon period. This is the first study on these issues. The results are, first, the members of the translators were confirmed, and documents written by them and materials compiled from complementary sources mentioning them in the Sangwon gwabang (象院科榜) are presented. Second, through research on how they maintained their specialty after passing the japgwa examination (雜科) and the fact many Japanese-language (Oehak 倭學)translators became Eoyeokgwan translators who accompanied the Tongsinsa and conducted Munuihaeng missions, the Joseon government made Japanese-language translators elites among interpreters. Third,through analysis of the social positions of their lineages and features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the Eoyeokgwan translators confirmed the phenomenon of meritorious families. It was known that not only one’s family but also one’s ability were regarded as qualifications to be translators. Fourth, this article shows the formation of meritorious families made not only through blood relations but also through marriage relations in jungin (中人) society in the late Joseon peri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