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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을 전후하여 담론 장에는 노동자를 ‘산업전사’, ‘반공전사’로 명명하는 담론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담론들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염려했던 이승만 정권이 집단적 노동관계법의 입법을 통하여 근로대중들을 통제하고자 했던 움직임과 연동하는 것이었다. 이 시기 연재된 정비석의 소설 『민주어족』에서 보여주는 ‘노동자’의 형상은 이러한 ‘근로대중’ 담론을 여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홍병선’이 대변하는 ‘청년’-‘남성’-‘산업전사’는 ‘근로대중’ 담론에 내재한 ‘세대’와 ‘젠더’라는 두 가지 분할선을 드러낸다. 소설 속에서 ‘여성’의 노동은 가사 노동이나 저임금-단순-미숙련 노동에 한정되어 있으며, 이들은 남성의 성애화 대상으로 타자화 된다. 문제는, 이들이 타자화 되는 과정에, ‘빈곤’의 정치가 가로놓여 있다는 것이다. 미혼의 여성들은 위태로운 유혹과 일탈의 대상으로 그려지면서, 저변에 놓인 ‘빈곤’의 문제를 비가시화 한다. 한편, ‘빈곤’은 미혼모, 미망인 등 ‘아버지’가 부재한 여성들로 육화되어 그려지기도 한다. 이 속에서 ‘빈곤’은 여성 일반, 사회의 문제로 추상되고, 여성은 불온한 것, 구제되어야 할 대상으로 의미화 된다. 동시에 ‘빈곤’은 역설적으로 노동하는 남성-주체의 ‘덕성’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로서 기능하기도 했다. 이처럼, ‘근로대중’ 담론은 전후 한국사회가 표방하였던 근대적인 노동윤리를 그 핵으로, 노동자를 ‘산업전사’로 견인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 아래, “산업개발의 영웅서사”로 이어지는 개발-남성 중심의 거대 서사는 ‘빈곤’을 경유하여 여성을 배제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formation of discourse about “working people” in 1950s. In that time, "working people" has been deployed in many kinds of media. In the “working people”-related discourse, they are symbolized as “a soldier of industry” who have fought communist, which shows the political strategy of discourse to control them easily. We can see the same kind of discourse about “working people” in the Jeong-Biseok`s Novel “Minjuajok”(1954,1955). He considered the “working people” as a young-male-soldier of industry, excluding female labor. The problem is that the politics of poverty is involved in this exclusion. The ‘poverty’ is embodied in the body of female, which shows the way of exclusion female labor in the major narrative like a hard time-overcoming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