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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빈번히 논의되고 있는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을 하나의 틀로묶는 것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불가능하다면 무엇 때문에? 이 글은 최근 문학담론에서 중요한 의제로 부상한 탈경계 문학과초국가적 담론에서 제기되는 국민문학의 경계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기 위하여 미국의 한국계 시인들, 마종기, 캐시 송, 명미 김의 작품을 비교 분석한다. 영어와 한국어라는 다른 언어로 시를 쓰는 이들 시인을 비교하면서,떠나온 곳으로 돌아올 수 없지만 시를 통하여 상상의 귀환을 시도하는 이들의 시 작업이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의 틀에서 어떻게 읽어낼 수 있는지를 살피고, 이민 세대나 언어의 차이에 따른 시인들의 특이성이 어떻게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의 범주를 문제화하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 성장한 후에 미국에 건너가 지금까지 한국어로 꾸준히 시를 발표해 온 마종기의 경우, 4·19세대이면서 한글 1세대로서의 시인의 민족적, 언어적 정체성이 미국이라는 공간을 거치면서 끊임없는 귀환 운동의 방식으로 디아스포라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귀환 운동은 무엇보다 한국어의 몸을 입고 있기에 뒤의 두 시인과 차별화되는데,먼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한국/조선의 역사를 다시 쓰는 작업에서부터 지금 일상의 삶 속에서 돌아갈 곳을 찾아 떠도는 황혼녘, 한 영혼의 열망에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됨을 알 수 있다. 시인이 떠나온 땅, 두고 온 땅에 대한 향성(向性)을 끝끝내 지니고 살아가고 이것을 시화하는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이 글은 그간 마종기의 시를 규정짓던 보편적 서정의 틀을 좀 더 특수하고도 구체적인 디아스포라의 경험 안에서 예각화하는 작업이 된다. 캐시 송의 경우, 이민 3세대로서의 시인의 정체성이 그의 시에 드리운독특한 서정적 아름다움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캐시 송의 귀환은 마종기 시의 화자처럼 한국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귀환의 방식이 아니라, 할머니 세대의 이민사를 다시 그려 보이는 가족 서사를통해 완성되는 상상의 귀환, 추억의 서사이다. 그의 시가 성취한 독특한서정성이 한국인 혹은 한민족의 시선에서는 어떤 미묘한 정서적 거리감을동반한다는 사실도 문제적인데, 이 점을 본고는 시인이 이민 3세대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비교적 안정적인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의 문제와 닿아있다고 본다. 한편, 명미 김의 시는 한국과 미국 그 어떤 곳에도 안전하게머무를 수 없는 탈영토적 미학으로써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풀어나간다는점에서 ‘사이’의 영역에 거하는 이산의 삶을 반추한다. 독특한 반복과 겹침의 이미지를 통해 시화한 한국과 미국이라는 공간,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존재의 고투를 드러내는 그의 실험적 언어 형식은 시의 정치성을 한결 더 예민하게 드러내 보인다. 명미 김의 시에서 ‘귀환’은 마종기의 시에서 드러나는 가없는 열망의 정서나, 캐시 송 시의 다소 낭만화된 과거와일부 겹쳐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또 지금 그 곳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개입되는 언어적, 문화적 충돌의 자장을 문제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탈영토적 부정성의 방식으로 탐구된다. 그런 점에서 그의 시 또한 한국으로의 현실적 귀환이 아니라 정치적 미학의 방식인 상상의 귀환 운동을 통한 현재적 삶의 모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세 시인들을 통해서 이 글은 이즈음 빈번히 제기되는 민족문학, 국민문학, 세계문학 논의의 틀에서 자주 제기되는 언어적, 민족적 정체성의문제를 재점검한다. 나아가 이 글은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이라는 비평의틀 또한 한민족이라는 뿌리 깊은 공동체적 의식을 환기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서로 다른 세대와 성, 언어의 차이에 따라서 쉽게 귀결지을 수없는 정체성의 문제와 이산의 삶을 사는 존재들의 복잡한 의식, 다른 지점들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문제적 틀임을 밝힌다. 그 점에서 이 글은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의 다양성을 미국의 한국계 시인들의 시를 통해바라보면서 기존의 읽기에 노정된 언어적, 민족적 ‘정체성’의 경계와 국민문학, 초국가 담론, 세계 문학의 영역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가능하게 만든다.


What  does  it  mean  to  talk  of  Korean  diaspora  literature  in the  era  of  transnational  literature?  Can  we  say  that  Korean diaspora  literature  is  to  cross  the  boundaries  between  nations? Is  it  crossing  or  erasing  of  the  boundaries?  Does  it reconsolidate  or  expand  the  boundary  of  Korean  or  American literature?  Beginning  with  these  questions  embedded  in contemporary  literary  discourse,  this  essay  revisits  the  poems of  three  Korean  American  poets,  Ma  Jong‐gi,  Cathy  Song,  and Myung  Mi  Kim  and  reads  their  poems  in  terms  of  different ways  of  ‘returning.’   As  the  first  generation  of  Korean  immigrant  in  the  United States,  Ma  has  written  so  many  poems  in  Korean  and  met Korean  readers.  In  his  rewriting  of  the  past  history  and  his exploration  of  home  in  the  far  land,  we  witness  how  Korean Diasporic  poetry  can  be  the  variations  of  endless  returning.  In the  poems  of  Cathy  Song,  the  third  generation  of  Korean immigrant,  on  the  other  hand,  we  see  the  lyric  voice  of  the poetic  subject  reiterate  the  stories  of  her  ancestors,  rekindling the  memories  of  the  Korean  immigration.  Her  poetry,  at  once proving  the  finest  beauty  of  lyric  form  in  the  line  of American  poetry  written  in  English,  exemplifies  the problematic  emotional  distance  as  a  spectator  of  Korean history.  As  1.5  generation  of  Korean  immigrants,  Myung  Mi Kim  stands  in  a  very  peculiar  space  of  betweenness;  between Korea  and  America,  between  Korean  and  English. Constructing  her  condition  of  living,  speaking,  and  writing  as the  de‐territorialized  space  of  negativity,  her  poems  touch  a certain  field  of  politicized  aesthetics.    Revisiting  the  poetic  world  of  these  three  Korean American  poets,  we  see  how  complicated  and  various  the positions  of  diasporic  subjects  are  especially  in  terms  of Korean  American  literature  or  Korean  diaporic  literature.  All three  poets,  reflecting  the  dynamics  and  trajectories  of  Korean American  transits,  question  the  transmigratory,  transnational, settling  and  unsettling,  assimilation  and  negativity  and  make the  frame  of  identity  politics,  national,  transnational,  or  world literature  more  problema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