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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신장에는 총 47개 민족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1947년 전까지는 신장 인구의 78% 이상이 위구르족 위구르족은 투르크계 민족으로 몽골 고원에서 활동하다가 중앙아시아로 옮겨 활약했다. 위구르는 위구르어로 “ئۇيغۇر(UYGHUR)”를 발음대로 표현한 것이며 그것을 중국어로 나타낸 것이 “웨이우얼(维吾尔)”이다. 여기에는 연맹, 단결, 군집이라는 의미가 있다. 위구르족은 자신들의 민족 정체성을 ‘동투르키스탄’에 두고 있다. 위구르는 8세기 중엽 돌궐제국이 쇠퇴하자 서기 744년 오르혼강 기슭에 도읍을 정함으로써 위구르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751년 당과 압바스 왕조의 탈레스 전투를 시작으로 안사의 난(755-763)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그 세력을 발전시켰다. 790년대에는 토번을 물리치고 북정을 비롯한 서방으로의 진출에 성공했고, 820년대 말에는 유목제국으로서 최고의 발전을 이루었다(정재훈 2001: 131). 그러나 830년대 말부터 지배집단의 내분과 거듭된 자연재해 등으로 군주권이 약화됨에 따라 주변 민족들의 도전에 직면했다. 결국 840년에는 내부 통치계층의 분열과 키르기스의 침입 등의 복합적인 요소로 붕괴되었다. 붕괴된 위구르는 몽골 초원을 떠나 주변 지역으로 흩어졌다. 이후 고대 실크로드였던 천산(天山)산맥 주변과 지금의 신장 지역 등에 소왕국을 건설했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위구르가 그곳에 확산 정착하면서 이른바 투르크인의 땅이라는 의미를 갖는 ‘투르키스탄’이 형성되었다. 그로 인해 일부가 현재 중국령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투르크·이슬람 문화권을 형성해 중국 문화와는 다른 그들만의 독특한 종교적 문화권을 형성해왔다. 신장지역은 19세기말 무함마드 야꿉 베이(Muhammad Yaqub Bek, 1820-1877)에 의해 카쉬가르 공국의 중심지역으로 독립을 쟁취했으나, 중국 청나라에 패배한 이후 중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김유경 2010: 29, 이희수 2005: 148-149). 1884년, 중국의 청 왕조는 현재의 신장성(新疆省)을 설치했고, 신장은 완전히 중국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민국시대 중국은 무슬림 소수민족이 중국사회에 완전히 동화되어 통합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신장은 여전히 독립된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이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서부대개발을 내세우며 진행한 신장의 개발로 인해 1950년대 초 한족 인구가 신장의 10% 미만이었던 것이 현재는 40%를 초과하였다. 2000년 신장에 있는 749만 명의 한족은 신장의 총 인구 1850만 명의 40.6퍼센트를 차지했는데, 만약 79만 명에 달하는 등록되지 않은 이주민들을 공식적으로 인정된 유동인구로서 한족에 포함시킬 경우에는 43퍼센트를 이루게 된다(제임스A.밀워드 2013: 426). 중국은 한화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신장지역에 한족인구의 대규모 이주정책을 실시했다. 한족의 신장지역 유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위구르족과의 광범위한 교류와 접촉을 유도했다. 한족 이주정책이 신장 사회의 발전을 위한다는 중국 정부의 선전과는 달리 두 민족 사이의 갈등이 깊어졌으며, 조직적인 저항운동을 야기했다. 이는 신장의 정치, 경제적 중심 권력을 독점하는 한족에 대한 불신과 불평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으며, 위구르족들이 점차 타자화되면서 심화되는 문화적 소외현상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민족간 갈등의 불똥은 무엇보다 2001년 미국을 향한 9·11테러로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이는 분리독립을 원하는 위구르족 역시 중국당국에 의해 ‘테러범’의 범주로 다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이 위구르족을 타자화시키는 정책과 주류언론들이 위구르족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몰고 가는 현상도 훨씬 두드러졌다. 그 결과 신장에 대한 관심의 대부분은 ‘민족주의’, ‘분리독립운동’, ‘분쟁’ 등의 정치적 현상에 집착한 연구로 이어졌다. 중국의 민족 문제연구에서 “신장 위구르 유혈사태”는 핵심적 중심과제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신장 지역 현장에서는 실제로 위구르족과 한족 간에 확실한 경계를 중심으로 상호구분과 타자화가 고착화 되어가고 있을까? 갈등과 저항 기제와는 별도로 두 이질적인 민족 간의 접촉은 문화경계지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적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그 중 음식소비와 음식 공간에서 벌어지는 문화적 접촉과 문화접변이 아주 특이하다. 이 논문에서는 일상적이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음식소비에 주목하고, 단순한 먹거리로서의 음식이 아닌 사람들의 인식을 드러내는 매체로서의 문화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일상적이면서도 반복적인 ‘먹는’ 행위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 이상으로 역사적이고 종교적이며 문화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즉 음식은 종교와 세계관에 직접 연결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송도영 2011: 219). 따라서 무슬림들에게 있어 종교적으로 허용된 깨끗한 대상인 할랄 음식을 먹는 것은 중요한 종교적인 행위이다. 위구르족의 음식문화 역시 이슬람 계율을 따르고 있으며 중국에서 할랄(halal)을 뜻하는 ‘청진(淸眞:purity and truth)’이라는 개념은 모든 (무슬림)사람들의 삶을 지배 한다(Gladney 1991: 13). 이 때문에 신장에 거주하고 있는 한족의 음식문화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음식문화의 차이는 종교적 정체성으로 인해 서로 다른 민족 간에 형성되는 하나의 ‘경계’로 드러나기도 하며, 민족 집단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문화적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신장지역에서는 우루무치(乌鲁木齐)시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할랄 중국음식과 할랄 음식의 중국화가 진행되면서 공간적 괴리와 정서적 이질감으로 분리되었던 음식경계선이 허물어지는 유의할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종교적으로 문화적으로 단절되었던 한족과 위구르족이 식당이라는 공유공간을 통해 서로 만나고 소통하면서 상대 문화를 이해하고 상대 민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바람직한 현상은 물론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기는 하지만 두 문화의 접촉으로 인한 새로운 문화접변 현상이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글을 준비하게 된 문제제기의 배경이다. 연구방법으로는 장시간 현장연구라는 인류학적 방식을 통해 접근해 보았다. 초기에는 신장의 음식문화와 관련된 전반적인 문헌조사와 신장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위구르족과의 온라인 인터뷰로 시작되었다. 2012년 12월부터는 한국에 거주하는 위구르족 유학생과의 면담을 실시했다. 면담은 식사 방법과 식습관 등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식생활부터 시작해서 신장에서의 식생활 등으로 2013년 7월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또한 자료수집과 면담을 실시하는 동시에 현지조사를 준비했다. 본격적인 현지조사는 2013년 7월 31일부터 8월 29일까지 신장위구르자치구(新疆维吾尔自治区) 키질수키르기스자치주(克孜勒苏柯尔克孜自治州) 아투스(阿图什)시에 거주하는 위구르족의 가정에 머물면서 이루어졌다. 신장에 거주하는 한족의 인구 비율이 많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위구르족의 일반 가정에 거주하면서 현지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다. 특히 음식 연구에 있어서 참여관찰은 보다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위구르족 정보제공자가 한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현지조사 초기에 한족 정보제공자와 교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로 인해 위구르족 가정에 거주하면서 유용한 한족 정보제공자를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어려움이었다.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위구르족의 식습관 형태가 다른 지역과 많은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가정 때문에 북장지역인 이닝(伊宁)시와 우루무치 시에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실제로 경제 발전에 따라서 해당 지역의 사회 문화적 상황이 달랐으며, 음식의 종류와 조리방법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한족의 이주 상황과 신장지역의 현대화가 진행된 정도에 따라 식생활 형태와 변화 양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phenomenon of cultural change through the analysis of the contact and relationship-building processes in regards to the food culture between the Han Chinese and the Uyghur people, a Turkish Muslim ethnic minority in the 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 of China. This study focuses on daily diet patterns of the Uyghurs and Han Chinese living in Xinjiang. An invisible border zone has been created between the Uyghurs and the Han Chinese due to their different identities. Due to current research trends which are mainly focused on the “separationist movement” of the Uyghurs, the understanding of the cultural phenomenon between the Uyghurs and Han Chinese is limited and neglected. In this sense, this paper attempts to examine the awareness system surrounding food and then certain acculturation trends through anthropological field works at Xinjiang area. The 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 of China is located in the northwest region of China and has barren and dry climate. Until 1947, the native Uyghurs comprised 78% of the population in Xinjiang. However, under the Chinese government’s development plan for the northwest region, Xinjiang has witnessed its Han Chinese population growing from less than 10% in the 1950s to its current 40%. Nevertheless, over 90% of the Uyghur ethnic minority population continues to reside now in the Xinjiang area. Contemporary Uyghur ethnic identity is based on the Islamization that spread throughout the Xinjiang region around the 10th century. Of course, the difference in religious background creates much cultural gap from the Han Chinese. In particular, in regards to food, two peoples have a significant difference. This is between Halal(permitted) and non-Halal(prohibited). The Uyghur people have maintained a diet based on Islamic tenets that are strange and unique in China. Therefore, both groups eat three meals per day, however, they share no other similarities in food culture each other. Now the diet of the native Uyghur people has been gradually changing through the steady rise in the Han Chinese population in the region, which had led to more frequent contact. In addition, the immigrant Han Chinese food culture has also been directly influenced by its consumption of Uyghur Halal food. The consumption of ethnic food and the change in food culture is creating a change in the awareness system between the two ethnic groups and has become a catalyst for new relationships between the two groups. By starting on the analysis that through the consumptive behavior of “eating,” the individual or community’s awareness system can be seen, this research will show that food culture change doesn’t stop merely at “experiencing” new food. Though this, we can see how Xinjiang of China is overcoming cultural differences though the cultural acculturation and creation of new culture in the interactions between ethnic grou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