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열기/닫기 버튼

미국사회는 1960, 70년대에 진보주의와 급진주의의 물결을 타고 좌경화 되고 세속화되어 갔다. 이러한 경향에 반발하여 1970, 80년대에는 신우파(the New Right)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 중심에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있다. 이 운동을 통하여 낙선하는 국회의원이 생기고 이 운동이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자 당혹한 학자들은 이 운동의 원인을 편집증적 과대망상에 빠진 극단적 종교인들의 자기방어나 공격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기독교 우파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 운동에 동참하거나 혹은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대부분의 보수주의 기독교인들은 평범하고 건전한 종교인들로 그들의 전통과 권익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본 논문은 기독교 우파 운동의 뿌리가 전체적으로는 평범하고 건전한 보수적 미국인들에게 있음을 보여 주고자 한다. 기독교 우파 운동에 동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단적 과대망상에 빠진 종교적 열광주의자들이 아니며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예로 제시한 발치 스프링스 사건은 60년 이후 극도로 세속화, 탈 근대화된(postmodern) 미국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달라스 모닝뉴스에 여러 번 게재된 이 사건은 최근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두개의 미국’으로 대변되는 미국 내 가치관의 대립이 잘 나타난 사례이다. 1960대의 민권운동 이후 미국 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공립학교에서의 공적인 기도가 금지되었고 최근에는 졸업식에서의 기도가 법으로 금지되었다. 여성의 권리를 위하여 낙태가 합법화되었고, 최근에는 동성결혼의 합법화 운동이 여론화되고 있다. 편부 편모 혹은 양부 양모 자녀의 급격한 증가, 십대 임신의 급격한 증가와 그에 따른 낙태의 증가에 따라 전통적 가정의 숫자가 줄어드는 반면 동거 가정의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현상들이 지나친 민권운동의 영향이라 여긴다. 또 민권운동이 보수주의 기독교인들의 종교 활동에 제약을 가져왔다고 믿는다. 그들은 민권운동을 통한 지나친 인권의 강조가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믿는다. 지나친 민권운동에 위협을 느낀 보수주의 기독교인들은 1970년대에 이에 대한 대항운동을 시작하였다. 보수적 기독교 여성들의 관심으로 촉발된 ‘여자가 되고 싶은 여자들(Women Who Want to be Women)’의 운동은 기독교 우익 운동으로 발전되었고, 제리 폴웰(Jerry Falwell)의 ‘도덕적 다수(Moral Majority)’ 운동과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의 ‘기독교 연합(Christian Coalition)’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제리 폴웰의 ‘도덕적 다수’가 1980년과 1984년 선거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 팻 로버트슨의 ‘기독교 연합’은 1996년과 2000년의 선거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2004년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청바지에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텍사스의 크로포드 목장에서 트럭을 모는 부시의 모습은 전통적 미국인의 상징이다. 이러한 부시의 모습은 보수적인 미국인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가치관을 실현시킬 목적으로 부시를 지지한다. 좌파적 진보적 인사들이 정치를 통하여 그들의 가치관을 실현시키며 미연방정부의 주요 직책들을 장악하였다고 여기는 우파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그들도 그들의 관심을 정치화시키고자 노력하였고 이러한 노력은 기독교 우파 운동으로 현실화되었다. 현시점에서 우파 기독교에 대한 이해 없이 미국의 정치를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