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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난파 홍영후의 창작소설로 알려져 있는 <허영(虛榮)>이이보다 약 6년 앞서 출판된 신소설 <보환연(寶環緣)>과 내용면에서 거의유사한, 사실상 동일 작품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더 나아가 두 작품 간의동일성이 형성된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비교 결과 두 작품이 서사 구조상의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장면 및 등장인물의 작중 역할 또한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홍난파가 <보환연>을 표절했거나 <보환연>의 미완 부분을 마저 이어서 썼기 때문에 생긴 결과가 아니라, 두작품 모두 동일한 원작소설을 모본으로 하여 번안 집필되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이른바 ‘일본풍’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번안의 흔적이 작품의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보환연>의 지면에 ‘저작’이라는 용어 대신 ‘편집’이 ‘편술’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점, 홍난파의 작품이 대부분 번역물이라는 사실들 외에도 실제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에 대해 일본식 명명법이 사용된 점, 그리고 작중 설정이 한국의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이 그러한 흔적에 해당한다. 실제로 이상과 같은 추론을 입증하기 위해 원작소설을 추적한 결과, 기114 현대문학의 연구 44쿠치 유호(菊池幽芳)의 <유자매(乳姉妹)>가 <보환연>과 <허영>의 원작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자매(乳姉妹)>의 줄거리는 약간의차이를 제외하고는 <보환연>과 <허영> 두 작품의 줄거리를 합쳐 놓은것과 거의 동일하다. 이로써 <보환연>과 <허영>이 동일 원작을 모본으로 하여 서로 다른 시기에 집필된 번안 텍스트라는 점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유자매(乳姉妹)> 또한 창작소설이 아닌 서양소설의 번안물로서 영국여류작가 샬롯 브레임(Charlotte Mary Brame)의 대표작인 <Dora Thorne>(1871)을 번안한 것이다. 요컨대 <보환연>과 <허영>은 <장한몽>과 마찬가지로 일본을 경유해서 들어온 서양소설의 이중 번역/번안 작품이었던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보환연>과 <허영>의 원작은 확인하였으나 원문 대조를 통한 전반적이고 구체적인 번안의 양상에 대한 고찰은 이루어지지못했다. 궁극적으로는 <Dora Thorne>에서 <유자매(乳姉妹)>, 그리고<보환연>과 <허영>으로 이어지는 번안의 경로에 대한 고찰을 포함하여 원작과 번안작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의 비교ㆍ대조 및 그 의미에 대한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Bo-Whan-Yean(寶環緣)> that had been published in 1913 and <Heo-Young(虛榮)> that had been appeared as a serial in Maeilshinbo(每日新報)(1919) are almost the same. This Coidentity is caused the fact that <Bo-Whan-Yean(寶環緣)> And <Heo-Young(虛榮)> are based on the same original work, actually they are an adaptation of the Japanese novel in the Meiji-Era(1868~1912). The original work of <Bo-Whan-Yean(寶環緣)> And <Heo-Young(虛榮)> is <Chi-Kyoudai(乳姉妹)> written by Kikuchi yuho(菊池幽芳), that had been published in 1904. And <Chi-Kyoudai(乳姉妹)> is also an adaptation of <Dora Thorne>, the famous English novel that had been published in a cheap edition in both Great Britain and United States in the 1800s. As a result, <Bo-Whan-Yean(寶環緣)> and <Heo-Young(虛榮)> have many features as an adaptation and especially the former is no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