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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필자는 현암 이을호의 호남유학에 대한 연구와 그 관점을 서술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암은 호남 출신 유학자들 중에서 어떤 인물에 더 주목하였는지, 그들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면서 어떤 점에 더 관심을 두고 규명하려 했는지, 그리고 연구와 규명의 과정에서 노출된 그의 관점이 무엇인지를 비판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현암의 호남유학 연구는 다산학이나 한국철학사 탐구처럼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했다. 현암은 호남유학의 일반적 특성이나 호남유학자들의 학문성향에 대해 단편적인 글을 남긴 적은 있지만, 통사적 접근과 체계적 관점을 갖춘 기획력이 돋보이는 저술을 남기지 않았다. 몇몇 호남유학자들에 대한 연구도 거의 수은과 고봉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만큼 호남유학에 대한 현암의 특별한 관점을 잡아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현암은 역사적으로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한 호남출신의 유학자 수은과 고봉의 사상과 위상을 복권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수은에 대해서는 『간양록(看羊錄)』 번역을 통해 애국애족하는 정신을 선양하였고 일본의 주자학이 정착하는 데 기여했음을 알리려 하였다. 그러나 일본학자의 저술에 의존한 나머지 수은이 전수한 주자학의 성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은이 일본학자들에게 일깨워주고자 했던 학문적 메시지를 밝히는 데까지 밀고나가지 못했다. 고봉에 대해서는 사승관계나 사칠논변과정을 파헤쳐 독자적으로 창의적 학문을 구축해간 측면을 부각시켰고, 동시에 그의 성리론이 율곡의 선하가 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호남유학의 위상을 올바로 자리매김하려 했다. 나아가 고봉의 경학과 경세학을 ‘순정유학(醇正儒學)’이라는 관점으로 포괄하려 했는데, 이 관점이 바로 호남유학을 조망하는 현암의 틀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這一篇文章敍述了對玄庵的湖南儒學的硏究及其觀點. 具體地說, 筆者通過這一篇文章, 闡明了玄庵所觀注的湖南儒學者當中有哪些人物, 而且在硏究他們的思想時, 他所觀注的問題意識是什麽, 不僅如此, 通過這樣的硏究, 批判地整理了他的觀點. 玄庵的湖南儒學硏究, 沒有達到他硏究茶山學和韓國哲學史時所得到的成就. 雖然玄庵遺留了關于湖南儒學的一般特性和湖南儒學者的學問性格的斷片的著述, 但是沒有留下以通史的、體系的觀點爲中心的著作. 而且, 他的關于湖南儒學者的著作當中, 大部分是集中于睡隱和高峰. 因此, 我們很難找到他的獨特的觀點. 從歷史的角度來看, 湖南出身之人物―例如睡隱和高峰, 他們沒有得到高度的評價, 爲了復權他們的位置, 玄庵集中地探討了他們的哲學思想. 對于睡隱, 他通過『看羊錄』的飜譯, 一遍宣揚他的愛國愛族的精神, 一遍表明他對日本朱子學的影響. 但是, 他的硏究依付于日本學子的著作, 不僅沒有充分地說明睡隱所傳播的朱子學之性格, 而且沒有把握住睡隱所傳播朱子學的意圖. 對于高峰, 他通過穿鑿高峰的師承關係和四七論辯, 闡明了他的獨創的、創新的學問性格, 同時强調了他的性理論是栗谷哲學思想的先河, 而且通過這些的硏究, 表明了湖南儒學的位置. 玄庵想把高峰的經學和經世學以‘醇正儒學’的觀點來包括, 因此, 我們可以把這一觀點 視爲玄庵的觀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