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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의 역할은 번역 과정 속에서 오랫동안 무시되었다. 그것은 번역이 원작과 비교해서 열등한 위치를 갖고 있다고 보는 관점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번역자 서문은 번역가가 순수하고 투명한 매체라는 의견에 도전하고, 번역가는 가시적인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번역가의 서문은 번역가가 원본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원본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번역한 영국의 뉴만과 리차즈의 서문은 각각 번역의 여러 가지 특징에 대한 주목할 만한 정보를 담고 있다. 뉴만의 서문이 호머 번역 방식에 대해 아놀드와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의 서문은 빅토리아 시대 번역자들의 의고화(archaising) 방식, 즉 고의적으로 고어와 고문법을 사용하는 번역 방법과 그들의 문헌학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한편, 리차즈의 서문은 20세기 번역자들의 독자 중심적이고 현대화하는 번역 전략, 즉, 일반 독자를 위해 산문을 선택하고 원본을 단순화시키는 전략을 드러낸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 두 번역자의 서문은 빅토리아 시대의 번역과 20세기 번역이 각각 동시대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그리하여, 번역과 이데올로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번역가의 서문은 번역과 동시대 이데올로기의 관련성을 찾으면서, 번역가의 서문은 번역에 관한 풍부한 정보와 담론과 번역의 가능한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효과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