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열기/닫기 버튼

하이데거 철학은 널리 알려진 만큼 깊이 이해되고 있는가? 하이데거 철학을 이해하는 열쇠는 현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존재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는 아직 펼쳐지지 않고 있다. “하이데거 철학에서 현존재는 무엇/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올바른 답을 얻을 때 비로소 우리는 존재적 태도에서 존재론적 태도로 변경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론적 태도는 하이데거 철학을 이해하고 나아가서는 존재 자체를 사유하기 위해서 필요하다.하이데거의 후기 철학에 관심을 갖는 입장에서는 현존재에 대한 논의가 새삼스럽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하이데거 후기 철학의 근거가 현존재라면, 비록 하이데거가 후기 철학에서 현존재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후기 철학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존재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하이데거의 후기 철학은 ‘존재 자체에 귀를 기울이는 존재사적 사유’로 규정된다. 존재에 관한 사유가 존재사적 사유이어야 하는 까닭은 어떤 것이 그것 자신으로 되는 사건(Ereignis)이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건으로서의 존재는 현존재의 존재 이해로부터 비롯한다. 존재 사건을 그 자체로 사유하기 위해서는 현존재의 존재 이해를 바르게 이해하여 존재론적 차이를 파악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존재사적 사유를 바르게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한 열쇠는 현존재이다. 근대 철학에 대한 하이데거의 입장을 살펴보는 가운데 근대 철학의 자아 및 주체와 하이데거 철학의 현존재를 비교하면서 우리는 현존재를 파악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을 것이다. 하이데거 철학의 현존재는 근대 철학의 자아 및 주체의 근원으로서 인간이 사유의 중심이 되어야만 하는 권리의 근거이다. “우리들 자신이 각기 그것이며” “존재를 이해하는 존재자”를 하이데거가 ‘Mensch’나 ‘Daseiendes’라 일컫지 않고, 자신이 비판하고 극복하려는 그 이전의 철학에서 이미 사용되던 그래서 오해의 여지가 있는 ‘Dasein’이라는 낱말로 일컫는 까닭을 미루어 가늠하는 가운데 우리는 현존재를 파악하게 될 것이다. 하이데거 철학의 현존재는 존재자를 규정하는 본질과 실재라는 두 계기의 근원으로서 그 본질과 실재가 하나이며, 인간 본성에 대한 존재 진리의 시원적 연관을 밝혀주는, 그러나 실체가 아닌, 인간의 근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