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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는 “신화와 계몽의 변증법” 속에서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가 강화되어 왔다고 본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지배는 타자성에 대한 지배이며, 결국 타자성을 갖고 있는 타인들에 대한 지배와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자연적 본성(human nature), 즉 자연-내-존재(being-in-the-nature)로서의 자기자신의 존재성을 말살하고 지배하려는 폭거로 귀결된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아도르노는 심미적(aesthetic) 영역에서 나타나는 자연미(the naturally beautiful)를 추구하는 태도에 근거하여 자연과의 “미메시스적 화해(mimetic reconciliation)”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아도르노의 논의는 인간의 자아성(selfness)을 폄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탈주체화”를 통해 제한된 자아, 겸손한 자아, 타자성과 화해하는 자아로의 변화를 권유하는 것이며, 또한 주체성에 포함된 비인간성(the inhuman)을 비판하는 또 다른 종류의 휴머니즘을 제안하는 것이다. 아도르노의 미메시스적 화해는 현대사회에서 과도하게 강조되는 주체적 개인들의 자기중심성으로 인해 야기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