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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의해 자신의 사유를 표현하는 존재이다. 인간의 모든 가치가 그것에 의해 서술되고 주장되기를 시도하면서 앎과 가치들이 언어적인 논리성과 체계에 의존하는 바는 매우 크다. 특히 존재와 대상에 대해 분석적 태도를 발전시킨 서구의 철학사에서 언어의 의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을 것이다. E. 레비나스는 그와 같은 언어적인 자기형식이 존재와 사유에 관한 본질 지향적인 인식을 재현한 것이라고 보면서 인식권력으로서의 전체성을 비판한다. 이런 전체성은 인간의 진정한 사유를 제한하고 획일화 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사유와 언어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삶의 근원에 관한 성찰을 잃게 된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말함(parole)을 본질적으로 구성하는 심층적인 내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 내부에는 인간의 사유와 말에 의존해서 그의 윤리적 가치를 만들어 가는 동기가 놓여 있지 않다. 그렇다면 언어적 사유의 그 근원은 무엇인가? 이것은 바로 레비나스가 인간의 사유주의를 비판하고 타인과의 언어관계에 대한 철학적 관심을 갖게 하는 물음이기도 하다. 그는 존재언어가 아니라 계시언어에서 인간이 추구해 나갈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자 한다. 계시언어는 ‘말하기’(Dire)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즉 그것은 신에게서 인간들에게로 전승되는 영적인 진리의 말함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 또는 타인에게서 다시 타인들에게 역사적으로 전승되는 초월적인 가치를 함의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관계에서 우리는 타인들의 말함에 대한 주체의 경청이라는 인간들 사이의 언어사용에 관한 윤리적인 이해를 또한 갖게 된다. 타인의 말하기에 대한 주체의 경청은 곧 타인에의 책임감과 신에의 경외를 표시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신 또는 타인이 말하는 영적인 계시를 파악할 수가 있다. 본 논문은 그의 언어이해를 고찰하면서 그런 이해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형이상학적인 초월성의 문제를 검토하고자 한다.Ⅰ. 서론 : 언어, 사유의 바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