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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으로부터 사람들은 대개 앞날에 대한 ‘지식’을 기대한다. 그러나 수 천 년 동안 이러한 기대는 얼마나 자주 용서할 수 없는 배신감으로 이어졌던가? 아마도 이러한 배신감은 예언으로부터, 예언이 줄 수 없는 것(지식)을 사람들이 기대했기 때문은 아닐까? 예언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글은 예언은 지식으로는 성립하지 않으며, 스피노자가 말하듯 오직 도덕적 목적만을 지닌다는 것을 밝힌다. 그런데 예언이라는 것은 예언자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nabi(말하는 자)’가 알려주듯 ‘말함’을 본질로 한다. 따라서 ‘말해진’ 예언의 목적이 도덕성이라면, 그 도덕성은 말해진 것의 원천인 ‘말함’으로부터 부여되었을 것이다. 이는 결국 예언은 레비나스가 하듯 말함의 차원에서 궁극적으로 해명되어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글은 ‘말하는 행위’로서의 예언은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왜 예언자의 말하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도덕적인지 해명하는 일을 핵심과제로 삼는다.